해외에서 구입한 부품을 밀수해 총기 10여정을 제작한 40대가 경찰에 입건돼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남성이 제작한 총기는 국내에서 적발된 총기 수로는 가장 많은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인천공항경찰단은 지난해 상반기부터 올 3월까지 수십 차례에 걸쳐 온라인 사이트 등에서 구입한 총기 부품을 밀수해 총기를 제작한 40대 A씨를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고 23일 밝혔다.
A씨는 세관과 경찰의 의심을 피하고자 총기 부품을 소량으로 밀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과정에서 총기부품을 허위로 신고하는 대범함도 보였다.
이 같은 수법으로 A씨는 부품을 확보해 권총과 소총 등 12정의 총기를 제작했다. 이는 국내에서 적발된 총기로는 최대 규모인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A씨가 제작한 총기는 이른바 ‘고스트 건’으로 일련번호가 없어 경찰의 추적이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테러와 범죄 등에 악용될 우려가 크다. 일례로 2007년 60여명의 사상자를 낸 미국 버지니아 공대 조승희 총기난사 사건과 2017년 11월 미국 캘리포니아 총기난사 사건 때도 ‘고스트 건’이 사용됐다.
인천공항경찰단은 총기 부품이 소량으로 밀수되고 있다는 첩보에 따라 지난 3월부터 수사를 진행했다.
경찰은 전문직에 종사하는 A씨의 자택과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해 총기 12정을 압수했다. 다행히 총기가 판매된 정황은 발견하지 못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취미로 총기를 제작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경찰은 A씨에 대해 총포화약법 위반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인천공항경찰단 관계자는 “총기 청정국인 한국에서 고스트 건이 제작되는 사건이 발생했다”며 “관련 기관과의 협의를 통해 불법 반입되는 총기 부품을 원천 차단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어 “국내에서는 총기를 수입하거나 제작, 유통 시 중대한 처벌을 받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승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