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유의 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로 조기 귀국한 청해부대 34진 문무대왕함 장병들에게 국방부가 격려품으로 과자를 보내 뒷말이 나오고 있다.
23일 중앙일보에 따르면 국방부는 지난 20일 청해부대 34진 장병들에게 고래밥·미쯔·아이비 등 시중에 판매되는 과자들을 상자에 넣어 격려품으로 보냈다. 상자 겉면에는 ‘<국방부 장관 격려품〉청해부대 34진 장병들에게 격려와 응원을 보내며, 여러분 모두의 쾌유와 건승을 바랍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청해부대 34진 승조원 A씨는 “목이 너무 아파서 음식 삼키는 게 고통스러울 정도로 아팠고, 현재도 미각과 후각이 없는 상태여서 맛도 못 느끼는데 이런 걸 주면 뭐하나 싶어서 헛웃음만 나왔다”며 “국가를 위해 헌신한 대가가 이거인가 싶었다. 국가는 우리를 버렸고 서러워서 직업군인은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매체에 말했다.
상자에는 서욱 장관 등 군 수뇌부의 편지도 들어 있었다고 한다. 서 장관은 편지에서 “귀국을 진심으로 환영한다. 당분간 불편함이 있더라도 방역수칙을 잘 준수하고 건강관리와 회복에 힘써주길 바란다. 장관도 여러분 모두가 하루빨리 건강한 모습으로 전우들과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
코로나19 치료 중인 A씨는 당시 청해부대 내 상황에 대해 “난장판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격리는 의미가 없었고 주는 약은 타이레놀뿐이었다. 상황이 워낙 심각해 혼자 코로나19를 이겨냈다”고 주장했다.
현재까지 청해부대는 전체 부대원 301명 가운데 271명(90%)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사람마다 코로나19 잠복기가 달라 추가 확진자가 나올 수도 있는 상황이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