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자 한박스, 헛웃음” 청해부대에 보낸 국방부 격려품

입력 2021-07-23 08:40
군 수송기에서 내리는 청해부대원들. 연합뉴스

초유의 코로나19 집단감염 사태로 조기 귀국한 청해부대 34진 문무대왕함 장병들에게 국방부가 격려품으로 과자를 보내 뒷말이 나오고 있다.

23일 중앙일보에 따르면 국방부는 지난 20일 청해부대 34진 장병들에게 고래밥·미쯔·아이비 등 시중에 판매되는 과자들을 상자에 넣어 격려품으로 보냈다. 상자 겉면에는 ‘<국방부 장관 격려품〉청해부대 34진 장병들에게 격려와 응원을 보내며, 여러분 모두의 쾌유와 건승을 바랍니다’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청해부대 34진 승조원 A씨는 “목이 너무 아파서 음식 삼키는 게 고통스러울 정도로 아팠고, 현재도 미각과 후각이 없는 상태여서 맛도 못 느끼는데 이런 걸 주면 뭐하나 싶어서 헛웃음만 나왔다”며 “국가를 위해 헌신한 대가가 이거인가 싶었다. 국가는 우리를 버렸고 서러워서 직업군인은 못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매체에 말했다.

서욱 국방부 장관, 청해부대 상황 관련 대국민 사과. 연합뉴스

상자에는 서욱 장관 등 군 수뇌부의 편지도 들어 있었다고 한다. 서 장관은 편지에서 “귀국을 진심으로 환영한다. 당분간 불편함이 있더라도 방역수칙을 잘 준수하고 건강관리와 회복에 힘써주길 바란다. 장관도 여러분 모두가 하루빨리 건강한 모습으로 전우들과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

코로나19 치료 중인 A씨는 당시 청해부대 내 상황에 대해 “난장판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격리는 의미가 없었고 주는 약은 타이레놀뿐이었다. 상황이 워낙 심각해 혼자 코로나19를 이겨냈다”고 주장했다.

현재까지 청해부대는 전체 부대원 301명 가운데 271명(90%)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 사람마다 코로나19 잠복기가 달라 추가 확진자가 나올 수도 있는 상황이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