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범호 올림픽 남자 축구 대표팀이 대한민국 선수단 ‘팀 코리아(Team Korea)’의 2020 도쿄올림픽 첫 경기에서 상대를 시종일관 밀어 붙이고도 아쉽게 승전보를 전하는 데 실패했다.
한국은 22일 일본 이바라키현의 가시마 스타디움에서 열린 올림픽 남자 축구 조별리그 B조 1차전 경기에서 뉴질랜드에 0대 1로 석패했다.
이날 경기는 도쿄올림픽에 나선 한국 선수단 일정 중 첫 번째 경기였다. 종목은 다르지만 첫 승리로 선수단 전체 분위기를 끌어올리기 위해 김학범호는 한껏 자신감을 끌어올리고 경기를 준비했다. 김 감독이 전날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로 인해 굉장히 힘들고 어려운 상황인데, 우리가 꼭 좋은 소식 들려드리도록 약속하겠다”고 다짐했을 정도였다.
뉴질랜드 전력도 해볼 만한 것으로 분석됐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출신 공격수 크리스 우드(30·번리) 수비수 윈스턴 리드(33·웨스트햄)가 와일드카드로 합류했지만, 한국도 황의조 권창훈 박지수 등 공수 양면에서 경험이 풍부한 선수들을 보강한 상태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탄탄한 수비에 이은 단 한 차례 기회를 살린 뉴질랜드의 공격을 막아내지 못하고 결국 아쉽게 무릎을 꿇었다.
전반적인 경기 양상은 한국의 주도권 속에 흘러갔다. 전반전 뉴질랜드는 수비에 무게를 둔 5백 전형을 들고 나왔다. 이에 맞선 한국은 좌우로 깊게 전환 패스를 시도하며 뉴질랜드 수비진에 빈틈이 생길 수 있도록 유도했고, 수차례 득점 기회를 만들어냈다.
전반 18분엔 우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가 상대 수비 맞고 흐른 걸 문전 앞에 있던 권창훈이 터닝슛으로 연결했지만 수비에 막혔다. 전반 27분엔 세트피스 상황에서 이강인이 올려준 볼에 권창훈이 머리를 댔지만, 골문을 벗어났다. 전반 41분에도 엄원상이 올린 크로스를 황의조가 헤더로 연결했지만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한국은 후반에 이동경과 이동준 송민규 등을 연이어 투입하면서 계속 뉴질랜드를 밀어붙였다. 후반 21분엔 결정적인 기회가 날아갔다. 우측면을 빠른 발로 돌파한 이동준이 올려준 크로스가 페널티 박스 정면에 있던 이동경에게 연결됐지만, 이동경의 중거리 슈팅이 골문 바로 앞에서 수비에 막히면서다.
기회가 지나간 직후 위기가 찾아왔다. 후반 24분 최후방 수비 라인을 따돌린 우드가 손쉬운 슈팅으로 한국 골망을 뚫어냈다. 패스를 받는 우드의 위치가 오프사이드인 것으로 보였지만, 비디오판독(VAR) 끝에 아슬아슬한 온사이드로 판정됐다.
선수들은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고 뉴질랜드를 밀어 붙였지만 굳건한 수비진을 뚫어내지 못했다. 후반 36분 이동경이 왼 측면을 돌파해 연결한 땅볼 크로스에 송민규가 제대로 발을 대지 못했고, 후반 추가시간 1분엔 황의조가 문전 앞 혼전 상황에서 볼을 키핑하지 못하면서 1대 1 기회를 놓쳤다.
첫 경기 패배로 각 조 4팀 중 2팀씩 진출 가능한 8강행 전망도 어두워졌다. 남은 두 경기에서 최대한 승점을 얻어내야 조별리그를 통과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한국과 루마니아와의 조별리그 2차전은 25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도쿄=이동환 기자 hu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