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방탄소년단(BTS)은 비틀즈에 필적한다.”
지금까지 국내 아이돌 그룹이 이런 찬사를 받은 적이 있었을까. 신곡 ‘퍼미션 투 댄스’로 ‘버터’의 빌보드 1위를 이어받은 BTS에 대해 외신들이 연일 분석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미국 경제지 포브스는 21일(현지시간) 위와 같은 제목의 기사에서 “비틀즈는 자신의 곡으로 빌보드 ‘핫 100’ 정상을 교체한 첫 번째 그룹이고, 그들은 그런 일을 몇 번 이뤄냈다”면서 “BTS는 십수 년 만에 그룹으로는 처음으로 그런 일을 해냈다”고 전했다.
포브스는 1964년 비틀즈의 ‘쉬 러브스 유’가 ‘아이 원트 투 홀드 유어 핸드’에 1위를 넘겨주고 몇 주 뒤 ‘캔트 바이 미 러브’로 또 다시 1위를 갈아치운 사례 등을 소개했다.
이어 “비틀즈 이후 50년 넘게 이어져 온 그 흐름을 BTS가 따라가고 있다”면서 “BTS는 싱글 앨범을 발표할 때마다 이미 역사상 가장 대단한 그룹 중 하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걸 증명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포브스는 이날 또 다른 기사에서 “놀랍게도 한국의 슈퍼스타(BTS)는 10여 년 만에 히트곡을 또 다른 히트곡으로 갈아치운 최초의 그룹이 됐다”면서 “BTS는 세계 대중음악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이름 중 하나로 빌보드에서 2021년을 역사적인 해로 만들었다”고 진단했다.
빌보드는 “‘핫 100’ 1위로 데뷔한 뒤 7주 이상 정상을 지키다가 자신의 다른 곡으로 ‘핫 100’ 1위를 대체한 가수는 퍼프 대디와 드레이크, BTS 뿐”이라면서 “그룹으로는 빌보드 62년 11개월 역사상 BTS가 유일하다”고 밝혔다.
BTS의 세계적인 인기에는 효율적인 SNS 활용과 인상적인 안무가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왔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최근 ‘K팝은 어떻게 세계를 정복했는가’라는 기사에서 BTS의 ‘퍼미션 투 댄스’가 수화 등을 활용한 SNS 댄스 챌린지에 맞게 구상됐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귀에 쏙쏙 들어오는 후크송과 상징적인 안무가 담긴 현란한 뮤직비디오는 SNS로 공유하기에 적당하다”면서 “따라하기 쉬운 안무는 SNS의 댄스 챌린지를 통해 퍼져나가고, K팝을 세계적인 현상으로 만드는 데 도움을 줬다”고 보도했다.
BTS, 제니퍼 로페즈 등과 작업해 온 안무가 시에나 랄라우는 WP에 “트렌디한 안무가 지금의 K팝을 만든 것”이라며 “이같은 사실은 콘텐츠가 제일 중요한 지금 시대에 음악만큼이나 ‘움직임’도 중요하다는 점을 일깨워준다”고 말했다.
WP는 더불어 “BTS는 공식 데뷔 전에 트위터 등을 활용해 팬들과 긴밀히 소통하기 시작했다”면서 “이러한 접근 방식은 BTS 데뷔 당시엔 획기적이었지만 이제는 새로 시작하는 아이돌에게는 성공을 위한 공식으로 자리 잡았다”고 짚었다.
전세계 청년들에게 음악을 뛰어넘는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는 점에서도 BTS는 비틀즈를 비롯한 세계적인 아티스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만 하다.
21일 ‘미래세대와 문화를 위한 대통령 특별사절’로 임명된 BTS는 오는 9월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 총회 등 주요 국제회의에 참석해 세계 청년들을 향한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
같은 달 미국 뉴욕에 본부를 둔 국제자선단체 글로벌 시티즌이 개최하는 ‘글로벌 시티즌 라이브’에도 콜드플레이, 에드 시런 등 세계적인 가수들과 참여한다. 글로벌 시티즌 라이브는 코로나19와 기후변화 등 세계적 위기를 함께 극복하자는 취지로 열리는 대규모 라이브 공연이다.
임세정 기자 fish813@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