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데자네이루 패럴림픽 수영 종목에서 3관왕을 기록했던 미국의 수영선수 레베카 메이어스(26)가 2020 도쿄패럴림픽에 불참한다.
일본 일간 아사히신문 등은 메이어스가 도쿄 대회에 출전을 포기했다고 22일 보도했다. 개인활동보조인이 필요하다는 그의 요청을 미국 올림픽·패럴림픽 위원회가 받아들이지 않은 탓이다.
시각장애와 청각장애가 함께 진행되는 유전 질환인 ‘어셔 증후군(Usher syndrome)’을 앓고 있는 메이어스는 대회를 앞두고 어머니를 개인활동보조인으로 데려가고 싶다고 위원회에 요청했다. 2016년 리우패럴림픽에서 선수촌 생활을 할 당시 이동이나 식사 등 여러 측면에서 불편을 겪었는데, 선수로서 최상의 몸상태를 유지하기 위해선 보호자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메이어스는 2017년 국제 대회에 출전할 때 위원회의 승낙을 얻어 어머니를 보호자로 데려갔었다.
하지만 위원회는 지난 5월 “이번 도쿄 대회에는 보호자를 데려갈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놨다. 메이어스는 이후에도 위원회와 이를 조율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코로나19 여파로 올림픽 위원회가 각국 대표단 선수 외의 관계자 규모를 대폭 제한하고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위원회는 “코로나19로 인해 일본에 데려가는 선수 지원 인원을 대폭 줄이고 있다”고 밝혔다.
메이어스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도쿄패럴림픽에 불참하기까지 뼈아픈 결정을 내려야 했다”며 “화나고 실망스럽지만 무엇보다 나라를 대표하지 못해 슬프다”고 밝혔다. 이어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보조 인력 관련 새로운 안전조치와 기준이 필요해졌다. 내가 출전하기 위해서는 신뢰할 수 있는 활동보조인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메이어스는 17세이던 2012년 런던패럴림픽에 첫 출전해 은메달 1개와 동메달 1개를 획득했다. 2016년 리우 대회에선 금메달 3개와 은메달 1개를 거머쥐었다. 2019년 세계 선수권 대회에선 400m 자유형 종목에서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허경구 기자 ni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