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대 아버지가 술에 취해 성폭행을 시도하자 이를 막기 위해 살해했다고 주장한 50대 딸이 대법원에서 유죄를 확정받았다.
대법원 2부(주심 대법관 조재연)는 존속상해치사 혐의로 기소된 A씨(52)의 상고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2일 밝혔다.
A씨는 2019년 5월 2일 아버지 B씨(93)와 술을 마시며 대화하던 중 다툼이 생겨 B씨를 향해 물건 등을 집어 던지고 수차례 때려 결국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B씨는 A씨가 던진 물건 등에 맞아 쓰러졌고 아무런 조치를 받지 못한 채 방치돼 같은 날 오후 4시쯤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A씨는 1심 재판 과정에서 B씨가 술을 마시고 자신을 성폭행하려고 하자 이를 막기 위해 물건 등을 집어 던지고 몸싸움을 벌였다며 정당방위를 주장했다.
1심 재판부는 A씨의 주장이 진실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무죄를 선고했다.
하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A씨가 경찰·검찰 조사 과정 등에서 진술이 계속 바뀌고 기억이 안 난다고 주장하자 신빙성이 없다고 판단,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5년을 선고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검찰이 제기한 공소사실은 제출 증거로 충분히 설명할 수 있기 때문에 정당방위로 보기 어렵다”며 “아버지를 각목으로 때리고 쓰러진 뒤 조처를 하지 않는 등 패륜적 범죄를 저질렀고 책임을 덜어내기 위해 성추행범으로 몰아 죄질이 매우 나쁘다”고 판시했다.
이주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