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 접은 금빛 꿈…시작부터 코로나19 얼룩진 도쿄올림픽

입력 2021-07-22 15:43
페르난다 아기레 인스타그램 캡쳐

개막식이 코앞에 닥친 2020 도쿄올림픽 현장에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이가 속출하고 있다. 확진 판정으로 대회를 기권하는 사례까지 발생해 우려하던대로 대회 파행이 현실화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AP통신은 칠레 태권도 국가대표팀 페르난다 아기레(21)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으로 대회에 참가할 수 없게 됐다고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는 훈련지인 우즈베키스탄에서 출발하기 전까지만 해도 음성 판정을 받았으나 일본 입국 시 공항 검체 검사에서 확진 판정을 받았다. 관련 증상을 보이지는 않았으나 최소 열흘 이상 의무 격리를 당하며 시합 참가가 불가능해졌다. 그는 코로나19 확진 판정으로 기권하는 대회 첫 사례다.

아기레는 여자 57㎏급에서 남미 대륙 실력자로 꼽혀온 선수다. 2019년 나폴리 하계 유니버시아드 대회에서는 동메달을 획득했다. 2017년 무주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 참가차 방한한 적도 있다. 그는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올린 영상에서 “좌절스럽다. 아프고, 고통스럽고, 당황스럽다”며 “꿈을 이렇게 뺏기는 건 너무 불공평하다”고 토로했다.

이외에도 일본 현지에서는 코로나19 확진으로 인한 선수 기권이 잇따르고 있다. 체코 탁구 대표 파벨 시루첵이 확진 판정을 받아 대회 출전이 좌절됐고 네덜란드 스케이드보딩 대표 캔디 제이콥스 역시 확진 판정을 받아 격리되면서 26일 열리는 스케이트보딩 스트리트 종목 출전이 좌절됐다. 영국 여자 사격 스키트 대표 엠버 힐은 일본으로 출국 전 확진 판정을 받아 25·26일 열리는 시합에 출전할 수 없게 됐다. 그는 현 시점까지 세계 1위 자리를 지켜온 선수이자 이번 올림픽 우승후보였다.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21일 기준 도쿄올림픽 관련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79명에 이르렀다. 불과 이틀 전 61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늘어나는 속도가 가파르다. 선수단 중 코로나19 확진 사례가 나온 팀은 최소 7개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브라질 유도 대표팀에서는 스탭 8명이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 49명이 의무 격리에 들어가기도 했다.

이날 도쿄를 방문한 세계보건기구(WHO)의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회의 연설에서 “감염 위험을 차단하는 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확진자 수로 대회 성공 여부를 판단해서는 안된다. 가장 중요한 건 감염이 밝혀지는 것, 격리와 추적·치료 조치가 최대한 빨리 이뤄지는 것과 추가 감염을 막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