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도지사의 ‘형수 욕설’ 녹취 파일이 새로 공개돼 정치권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이 지사 측은 경쟁 후보인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측을 배후일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앞서 뽐뿌와 MLB파크 등 유명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지난 20일 밤 ‘이재명 새로운 욕설 음성파일’이라는 제목의 게시글과 함께 영상이 올라와 급속도로 확산됐다.
56초 분량의 녹취에는 2012년 7월 당시 성남시장이었던 이 지사가 셋째 형수 박모씨와 전화통화로 설전을 벌이는 내용이 담겼다. 이는 과거 이 지사가 선거를 치를 때마다 논란이 됐던 2012년 6월 형수와의 통화 녹음과는 다른 것이다.
이날 새로 공개된 파일에는 이 지사가 형수에게 욕설을 하면서 “이것도 공개해라. 녹음해 가지고 칼로 쑤시니까 좋더냐?”라며 기존 녹음 파일을 공개한 것에 항의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이 지사는 셋째 형인 고(故) 이재선씨가 성남시장 시절 시정에 개입하려 해 사이가 멀어졌으며 이 과정에서 욕설이 나왔다는 입장이다. 이 지사는 “갈등의 최초 원인은 제 가족들의 시정 개입이나 이권 개입을 막다가 생긴 것”이라며 “그런 점을 감안해주시고 제 부족함은 용서해 달라”고 사죄한 바 있다.
이 지사 측은 녹음 파일 공개 배후에 이 전 대표 측이 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녹음 파일이 공개된 유튜브 채널 ‘백브리핑’을 운영하는 A씨가 친이낙연 성향이고, 이낙연 캠프 인사들이 여기에 고정적으로 출연하는 등 이 전 대표 측과 밀접하게 관련 있다는 것이다.
실제 해당 유튜브 채널에는 ‘이재명이 이낙연을 이길 수 없는 이유’, ‘이재명 측 정성호 윤리위 제소’, ‘이낙연 대표 시절 업적’ 등의 영상물이 올라와 있다. 또 이 채널에는 이낙연 캠프 좌장 격인 설훈 의원, 수석대변인 오영훈 의원, 정책본부장 정태호 의원 등이 최근 잇달아 출연했다. 다만 채널 운영자와 이 전 대표 측이 어떤 관계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민주당 지도부는 각 후보 캠프 사이 네거티브 공방이 과열 양상을 보이는 데 대해 “자해 행위가 될 수 있다”며 중재에 나섰다.
송영길 대표는 22일 “네거티브에 대한 통제 기준을 정해서 발표하고, 각 후보자들이 다 모여서 신사협정 같은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선관위에) 제시했다”며 “본선에서 이기려면 상대방과 지지자들이 나를 위해 선거운동을 해줄 사람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접근해야지 다시 못 볼 사람인 것처럼 공격하면 스스로 자해행위가 될 수 있다”고 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