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올림픽 개막을 코앞에 두고 개최지인 도쿄도에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최악의 경우 올림픽이 중도에 취소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됐다.
무토 도시로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 사무총장은 지난 20일 기자회견에서 확진자 증가로 올림픽이 취소될 가능성에 대해 “감염자 수를 주시하고 있고 그런 상황(확진자 급증)이 오면 그때 (취소 가능성에 대해) 생각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확진자가 늘어날 수도, 줄어들 수도 있기 때문에 그런 상황이 왔을 때 어떻게 해야 할지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는 선수가 늘고 개막식에 불참하는 스폰서가 많아지는 등 최악의 경우 중도 취소를 배제하지 않음을 시사한 것이다.
21일 교도통신 보도에 따르면 전날 기준으로 도쿄올림픽 개회식에 참석할 정상급 인사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포함 20명 미만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직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대회의 절반 수준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방일도 주한 일본공사의 망언 등으로 무산된 상태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일본 도쿄도에서는 지난 19일 1300명 이상의 신규 확진자가 나오는 등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하고 있다. 8월 초 3000명에 육박할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왔다. 올림픽 선수촌 내 누적 감염자는 이날까지 총 68명이다.
일본에서도 불안감을 표하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 아사히 신문이 이달 17~18일 144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안전하고 안심할 수 있는 대회’ 실현 가능성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68%가 ‘불가능’이라고 응답했다. 국제 청원 사이트 ‘체인지닷오아르지’에는 도쿄올림픽 취소를 요구하는 청원이 21일 현재까지 45만7679명의 동의를 받았다.
상황이 악화일로를 걸으며 일본의 ‘망언 제조기’로 불리는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겸 재무상이 언급한 ‘저주받은 올림픽’ 발언마저 재조명되고 있다. 아소 부총리는 지난해 3월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2020 도쿄올림픽·패럴림픽의 연기·취소론이 부상하자 ‘저주받은 올림픽’이라고 정의했다.
아소 부총리의 이 주장은 2차 세계대전 와중에 1940년 삿포로 동계올림픽과 같은 해 여름 도쿄올림픽이 취소되고, 40년 만인 1980년 모스크바올림픽이 옛 소련의 아프가니스탄 침공으로 서방 국가들의 보이콧 속에 치러졌던 역사를 배경으로 한다. 그로부터 다시 40년 만인 도쿄 대회가 코로나19 재난 속에서 연기·취소 우려가 제기되자 ‘40년 주기 올림픽 저주론’을 제기한 것이다.
반면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입장은 진행하겠다는 의지가 확고하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올림픽을 둘러싼 여러 우려에 대해 “올림픽 취소는 고려하고 있지 않다”며 “올림픽은 안전한 상태에서 치러질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정민하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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