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시행에도 코로나19 확진자가 날로 늘어나는 이유에 대해 방역당국이 ‘델타형’ 변이 바이러스과 이동량 증가를 요인으로 꼽았다. 또한 거리두기 4단계 효과는 시행 2주 후에 나타날 것이라 내다봤다.
박영준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팀장은 21일 정례 브리핑에서 “(확진자 증가의) 가장 큰 요인은 델타 변이와 이동량”이라고 밝혔다.
그는 “바이러스 영향과 행태적인 영향이 작용하면서 지역사회 내 감염원이 늘어났고, 이것이 ‘n차 전파’와 ‘조용한 전파’를 통해 규모가 커진 것”이라고 평가했다.
방대본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간 델타형 변이 검출률은 33.9%로, 전주(23.3%) 대비 10%포인트 이상 증가했다. 같은 기간 수도권 지역 델타 변이 검출률은 26.5%에서 36.5%로 늘었다.
지난 주말인 17~18일 수도권 이동량은 직전 주말(10~11일)보다 5.0% 감소했지만, 비수도권 이동량은 같은 기간 0.9% 증가했다.
박 팀장은 거리두기 효과가 나타날 시점에 대해 “단계 상향 조정 후 방역 효과가 나타나기까지는 2주 정도 예상한다”며 “다만 이 효과는 이동량 감소라는 이행력이 확보된다는 전제하에 기대할 수 있는데, (여러) 변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 접촉자 추적관리도 기존보다 강화됐고, 환자 조기 발견을 위한 선제검사도 병행되고 있다.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볼 때 효과가 나오는 데는 2주가 소요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수도권에선 지난 12일부터 25일 자정까지 새로운 거리두기 4단계가 시행 중이다. 정부는 이번 주말까지 유행 상황을 지켜보면서 단계 조정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박 팀장은 우리나라도 영국처럼 코로나19를 인플루엔자(독감) 수준으로 관리할 수 없느냐는 질문에는 ‘시기상조’라고 일축했다.
그는 “영국에서는 델타 변이가 주로 퍼지면서 확진자가 증가하고 있는데도 치명률이 낮아 거리두기를 완화하는 방향으로 전환했지만, 그것은 영국의 방식”이라면서 “비슷한 상황에서 영국 방식을 취하지 않는 나라도 있다”고 전했다.
또 “영국 모형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면밀히 모니터링할 필요는 있다”며 “다만 우리는 영국과 비교해 예방 접종률에서 차이가 있어 바로 적용하기는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박상은 기자 pse021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