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여자체조대표팀 선수촌 방 뺐다 “호텔이 더 안전”

입력 2021-07-21 17:47 수정 2021-07-21 18:01
시몬 바일스(가운데)를 비롯한 미국 여자체조대표팀 선수들이 지난 16일 나리타 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도쿄올림픽 개막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올림픽 참가를 위해 전 세계 선수단이 모인 가운데 선수와 대회 관계자들이 잇따라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으며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미국 여자체조대표팀은 20일 코로나19 감염 우려에 도쿄올림픽 선수촌을 나와 호텔에서 생활하기로 결정했다.

미국 여자체조대표팀 시몬 바일스와 조건 칠스의 코치 세실 랜디는 20일 자신의 SNS를 통해 “선수들이 선수촌 대신 호텔에 머문다. 모두 함께 내린 결정”이라며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이상적이지 않다는 걸 알지만, 호텔 생활이 안전을 더 잘 통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체조협회도 “여자 체조대표팀이 항상 선수촌보다는 호텔에 머물기를 바랐다”며 대표팀의 결정을 재확인했다.

앞서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이날 선수촌에 투숙 중인 체코 비치발리볼 대표선수 1명을 포함해 대회 관계자 9명이 추가 확진 판정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지금까지 올림픽 관련 확진자는 총 67명이다.

미국 여자체조대표팀은 ‘리우올림픽 4관왕’ 바일스를 앞세워 여자 기계체조 금메달 6개 석권을 노리고 있다. 지바현에서 진행된 사전 훈련에서 카라 이커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고, 동료 리언 웡은 밀접접촉자로 격리된 터라 코로나19 방역에 더욱 예민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개별 팀의 결정에 발언할 위치에 있지 않다”며 말을 아꼈다.

선수촌 내 코로나 감염세가 심상치 않은 가운데 미국 여자체조대표팀의 선택이 다른 나라 선수단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주목된다. 올림픽 대회 기간 1만8000여명의 선수들이 선수촌에 머물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불안뿐 아니라 선수촌 시설에 대한 불만도 늘고 있다. 골판지 침대와 낮은 천장, 비좁은 화장실 등 선수단 내에서 불평이 쏟아진다.

일본 ‘닛칸스포츠’에 따르면 러시아 선수단의 한 선수는 “선수촌 방에 TV도 없고 냉장고도 없다. 4~5명이 생활하는 객실에 화장실은 단 1개뿐”이라고 했다.

러시아 남자배구 선수들은 너무 낮은 욕실 높이 때문에 몸을 숙이고 씻어야 하는 장면을 SNS에 올리기도 했다.

한편, 올림픽에 참가하고자 일본에 온 선수가 코로나19에 걸려 대회를 기권하는 일도 발생했다. 칠레 올림픽위원회는 21일 “태권도 여자 선수가 코로나로 인해 10일 이상 격리가 필요해 도쿄올림픽에 기권한다”고 발표했다.

최민우 기자 cmwoo1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