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도 육박’ 폭염에 전력수급 아슬… 부랴부랴 원전 재가동

입력 2021-07-21 17:37 수정 2021-07-21 17:59

전력사정이 아슬아슬하다. 일부 지역 낮 최고 기온이 한때 40도에 육박하는 등 역대급 폭염이 나타나며 전력 사용량은 올 여름 들어 최대치를 경신했다. 폭염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보돼 이번 주에 전력수급 비상단계가 내려질 가능성도 크다. 전력당국은 가동 중단된 원전을 조기 재가동하는 등 대비하고 있지만 운영계획 등이 미흡했다는 지적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21일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50분 기준 순간 최대전력수요는 8만9492㎿를 기록했다. 올 여름 가장 많은 전력을 사용했던 지난 15일 최대전력수요(8만8551㎿)를 일시적으로 뛰어넘은 것이다. 이 시간 공급예비력은 1만4120㎿, 공급예비율은 약 11%였다.

전력예비율도 불안한 상황이다. 올 여름 전력예비율이 가장 낮았던 지난 13일 최대전력수요가 8만7172㎿였던 데 비해 전력예비력은 8794㎿에 불과해 전력예비율이 10.1%를 기록한 바 있다. 역대급 폭염이 나타났던 2018년 7월 24일 최대전력수요는 9만2478㎿였고, 당시 전력예비율은 7.7%로 최저치를 기록한 바 있다. 공급예비력이 5500㎿ 밑으로 떨어지지 않는 한 ‘정상’ 단계에 해당하나, 발전기 고장이나 이상고온 등 돌발상황에 대비하려면 통상 공급예비력은 10GW(1만㎿) 안팎, 전력 예비율은 10%를 넘겨야 안정적인 것으로 평가된다.

이날 고비는 넘겼으나 이번주 내내 폭염이 이어질 전망이어서 전력수급 비상단계 발령 가능성은 남아 있다. 절기상 ‘중복’인 이날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폭염특보가 발효됐다. 자동기상관측장비(AWS) 관측값 기준으로 이날 경기 동두천 상패에서 39도, 서울 강북 37.9도 등 일부 지역에서 한때 낮 최고기온이 40도에 육박하기도 했다. 기상청은 28일까지 낮 기온이 35도 안팎으로 오르는 무더위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발전당국은 전력 확보를 위해 가동 중단된 원전 3기를 조기투입하는 등 대책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신월성 1호기(1GW)가 지난 18일 가동하기 시작한 데 이어 21일 신고리 4호기(1.4GW)가 가동되기 시작했다. 월성 3호기(700MW)도 오는 23일 재가동될 예정이다.

한국전력공사와 발전 5사 등도 전력 수급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한전은 이날 ‘전력수급 비상 모의훈련’을 진행했다.앞서 산업통상자원부는 중앙부처와 공공기관 등에 낮 시간대 냉방기 가동을 중단 또는 자제할 것을 권고하는 공문을 발송하기도 했다.

다만 뒤늦은 조치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정동욱 중앙대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는 “발전소 관리 미비로 원전 24기 중 18기만이 가동되는 등 전력 수급이 원활하지 않았다”며 “원전 설립 계획이 줄어든 상황에서 전력 운영 계획이 더욱 철저하게 수립됐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지애 기자 am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