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생존학생들 “아직도 어제일처럼 생생…기억공간 철거 반대”

입력 2021-07-21 17:08
세월호 유가족이 21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 세월호 참사를 기리는 기억공간 '기억과빛' 인근에서 서울시의 철거 계획 철회를 촉구하는 1인시위를 하고 있다. 뉴시스

세월호 참사를 겪은 단원고 생존 학생들이 서울 광화문광장에 설치된 ‘기억·안전 전시공간(기억공간)’ 철거를 반대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4월16일의 약속 국민연대(4·16연대)’는 20일 세월호 참사 단원고 생존학생 38명이 ‘세월호 참사 단원고등학교 생존학생은 광화문 세월호 참사 기억공간 철거를 반대합니다’라는 제목으로 작성한 성명을 공개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광화문 광장 세월호 기억공간은 참사에 대한 진상규명을 위해 피켓시위와 단식농성, 노란리본 제작 등 참사 직후부터 유가족과 세월호 참사를 잊지 않고 기억해준 시민들이 불철주야 함께하며 만들고 지켜온 공간”이라며 “그곳이 있었기에 세월호 참사와 희생자, 그리고 저희 친구들을 잊지 않고 기억해주시는 많은 분들이 계셨고, 그 분들 덕분에 생존자인 저희는 큰 힘과 용기를 얻을 수 있었다”고 호소했다.

또 “그 공간을 통해 생명과 안전, 진실이 우리 사회에서 우선이 되어야 한다는 사실과,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고, 진실과 정의를 밝히며 이러한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많은 국민들이 다짐할 수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생존학생들은 “세월호는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것들이 많다. 세월호 침몰의 원인, 책임자 처벌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이대로 광화문 기억공간이 사라지게 된다면 저희뿐만 아니라 국가와 다른 국민들에게도 이러한 큰 아픔이 반복될 수 있다”며 “그러한 일이 없도록 세월호 기억공간은 반드시 유지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저희에게는 그 날이 아직도 어제 일처럼 생생하다”면서 “저희 친구들의 죽음이 허망하지 않도록 함께하겠다는 약속,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게 책임지겠다는 약속에 대한 선한 의지를 보여주시길 간절히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 5일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에 오는 21~25일 기억공간을 철거하겠다고 통보했다. 이에 4·16연대는 지난 8일 서울시의 일방적 통보를 비판하는 성명을 내며 철거에 반발했다.

기억공간은 2014년 7월부터 약 5년간 광화문광장에 자리했던 세월호 천막을 철거한 뒤 2019년 4월 서울시가 조성한 공간이다. 당시 서울시는 광화문 재구조화 사업 일정으로 2019년 12월까지 기억공간을 운영할 계획이며 향후 운영 계획에 대해서도 유가족과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정인화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