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중부 허난성의 성도 정저우에서 1951년 기상 관측 이래 가장 많은 비가 내려 지금까지 12명이 숨지고 20만명이 긴급 대피했다고 현지 매체가 21일 보도했다. 정저우에서 1년간 내릴 비가 최근 사흘 동안 한번에 쏟아져 도시 곳곳이 물바다가 됐다. 전날 저녁 퇴근 시간대 지하철 역으로 물이 들이닥치면서 승객 500여명이 갇혔고 구조 작업 끝에 12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정저우시와 현지 매체 등에 따르면 20일 오후 6시50분쯤 지하철 5호선 운행이 중단됐다. 중국 인터넷상에 올라온 영상을 보면 지하철 안으로 물이 밀려들기 시작하더니 곧 좌석 높이까지 차올랐고 약 30분 만에 승객들의 어깨가 잠길 정도가 됐다.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여기던 승객들도 객차 내 산소가 희박해지자 불안에 떨었고 스마트폰으로 동영상을 찍어 외부에 도움을 요청했다. 이날 지하철 역으로 물이 들이닥치기 전 오후 4시부터 5시까지 한시간동안 201.9㎜의 비가 쏟아졌다.
정저우 지역의 평년 연평균 강수량은 640.8㎜이다. 그런데 지난 17일 오후 8시부터 20일 오후 8시까지 사흘 동안 이 지역에는 617.1㎜의 비가 내렸다. 연평균 강수량에 맞먹는 비가 3일간 들이붓듯 내린 셈이다.
정저우시 기상 당국은 “시간당 강수량과 일일 강수량 등의 분포 곡선을 봤을 때 이번 폭우는 1000년에 한번 있을 만한 일”이라고 밝혔다.
베이징=권지혜 특파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