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허난성의 성도인 정저우에 기록적인 폭우가 내리면서 지하철 내부와 역사가 물에 잠겨 승객 12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21일 중국중앙방송(CCTV)에 따르면 정저우 지하철 5호선은 전날 저녁 폭우로 물이 밀려들면서 운행이 중단되고 승객 구조작업이 펼쳐졌다. 지하철 내부까지 물이 차면서 500여명의 승객은 갇혔다가 구조됐으나 12명은 숨진 채 발견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지하철 내부와 역사에 있던 승객들은 위급했던 상황을 휴대전화 카메라로 사진과 영상에 담아 중국 SNS 웨이보에 공유했다. 지하철 내부는 승객들의 허리나 어깨, 목까지 물이 차올라 난장판이 됐고, 지하 역사는 빗물이 흘러들어 완전히 물바다가 됐다.
한 승객은 “지하철에 물이 차 산소가 부족할 정도였다”며 “지하철 안에는 울면서 불안에 떠는 사람들로 가득 찼고, 일부는 휴대전화나 SNS 등 방법을 동원해 구조 요청을 시도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현장에 투입된 구조대원들은 펌프 등을 활용해 지하철 내부와 역사의 수위를 낮춘 뒤 승객들이 대피할 통로를 확보하고 구조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역사 직원들은 일렬로 서서 휴대전화 카메라의 플래시를 터뜨려 대피 통로를 안내했다. 승객들은 약 4시간 만에 역 출구로 나올 수 있었다.
전날 오후 4~5시 사이 정저우에는 1975년 이후 역대 최고 기록인 시간당 강수량 201.9㎜의 폭우가 내렸다. 지난 17일 오후부터 20일 오후 6시까지는 누적 강수량이 617.1㎜에 달했는데, 정저우 연평균 강수량(640.8㎜)에 근접한 수치다.
중국 허난성의 이번 폭우로 인한 피해 규모는 7200만 위안(약 128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