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전통시장 희비 엇갈려…상당수 기능 상실

입력 2021-07-21 09:55 수정 2021-07-21 14:27

광주지역 전통시장의 희비와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특화전략으로 개성을 살리고 경쟁력을 한층 강화한 곳이 있는가 하면 대형 할인점 등에 밀려 명맥이 끊긴 곳도 생기고 있다.

21일 광주시 등에 따르면 5개 자치구에 등록한 전통시장은 30여 곳으로 백화점과 할인마트, 24시간 편의점 등 다른 유통업체들과 치열한 영업경쟁을 펼치고 있다.

대부분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손님이 크게 줄어 울상이지만 과일, 채소, 생선, 해산물, 건어물, 정육, 반찬 등 신선한 먹을거리의 온라인 판매제 도입 등을 통해 고객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문화예술시장으로 불리는 대인시장의 경우 예술가와 상인들이 ‘한 평 갤러리’ 등에서 상설 전시회를 무료로 열고 시장 곳곳에서 공연을 선보여 호응을 얻고 있다. 대인시장의 거리벽화와 예술가들의 작품들은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해 관광객들을 끌어들인다.

수산물로 유명한 남광주시장의 특화 프로그램인 ‘밤 기차 야시장’은 다양한 먹을거리로 유명하다. 광주 지하철 1호선 남광주역과 인접한 이 시장 국밥 거리와 청년상인 거리, 기찻길 거리 등은 생동감이 넘친다.

호남에서 가장 큰 양동시장 역시 전국 홍어 유통량의 80~90%를 담당한다. 수십 년 전부터 형성된 ‘닭전머리’는 옛 방식으로 튀겨주는 치킨으로 고객들의 입맛을 자극한다.

100년 이상의 역사를 자랑하는 1913 송정역 시장은 젊은 상인들이 젊은 감각을 곳곳에 덧입히면서 광주여행 필수코스로 자리를 잡았다.

이들 전통시장이 저마다 매력을 발산하는 데 비해 규모가 작은 7~8곳은 영업난에 허덕이거나 시장 기능을 거의 상실했다.

북구 서방·오치상설·동아·용봉 시장과 광산구 뉴밀리니엄 시장 등은 사양길로 접어들었다. 인파로 북적대던 서방시장은 의류·신발 가게 등이 성업했으나 현재 침체일로를 걷고 있다. 송정매일시장도 5일장 가운데 규모가 가장 컸으나 쇠퇴기에 접어들었다.

동구 4곳, 서구 8곳, 남구 2곳의 전통시장 역시 고객 감소로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벼랑 끝에 서 있다.

전통시장은 ‘전통시장 및 상점가 육성을 위한 특별법’에 점유 토지면적이 1000㎡ 이상으로 도·소매 등을 하는 점포가 50곳 이상인 유통 공간을 일컫는다.

시와 각 자치구는 전통시장 시설 현대화 사업 등을 통해 활성화를 지원하고 있으나 사업 주체가 돼야 할 ‘상인회’가 없는 곳도 적잖아 어려움을 겪고 있다.

광주시 관계자는 “소규모 전통시장의 존립이 위협받고 있다”며 “골목·지역 상권을 지키기 위해 가까운 전통시장을 자주 찾아달라”고 말했다.

광주=장선욱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