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동구 미문의 일꾼교회(옛 인천도시산업선교회) 존치를 요구하며 30일째 단식을 하고 있는 김정택 목사(72)가 ‘화수·화평주민에게 드리는 글’을 공개했다.
김 목사는 이 글에서 “저는 1984년부터 1986년까지 인천도시산업선교회(현 미문의 일꾼교회)에서 4대 총무를 맡았던 김정택목사입니다. 저는 이곳에서의 총무 활동을 포함해서 인천지역에서 30여년 동안 가난한 사람에게 하느님의 복음을 전파하고 이 땅의 민주주의와 지역 사회 발전을 위해 활동해 왔습니다. 그러던 차 지난 1996년에 생명을 살리는 친환경.유기농업 농사짓는 사명을 받아 강화도로 귀농하였습니다. 2002년부터는 영·유아, 학생들의 생명 안전과 건강을 위해 인천의 친환경무상 학교급식운동을 일으켜 세웠습니다. 농부이자 환경운동가이자 목사로서 삶을 살아 왔습니다.”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김목사는 이어 “바로 얼마 전인 지난 6월22일, 인천도시계획위원회에서 미문의 일꾼교회(옛 도시산업선교회)를 철거하기로 결정할 지도 모르겠다는 소식을 접하고 하던 농사 일을 던져 버리고 한걸음에 달려 왔습니다. 와보니 상황은 심각했습니다. 그날로 나와 많은 이들의 청춘과 삶, 그리고 꿈이 담겨 있는 도시산업선교회를 지키기 위해 단식을 시작할 수밖에 없었습니다.”라고 단식농성을 벌이게 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또 “7월21일, 오늘은 단식 30일째 되는 날입니다. 제 나이 일흔 둘로 결코 적은 나이가 아니라 주변에서 단식을 풀 것을 강권하고 있습니다. 제 절박한 마음이야 인천도시산업선교회(현 미문의 일꾼교회)가 존치되는 날까지 목숨을 걸고 싶지만, 이제 주변 동료 선후배들의 권유와 벌써 100개 단체가 함께 하겠다고 해서 구성된 ‘범시민대책위원회’와 ‘기독교감리교 중부연회대책위원회’를 믿고 단식을 중단하게 되었습니다. 잠시 기력을 회복하고 몸을 추스르기 위해 집이 있는 강화도로 가지만, 마음은 이곳 인천도시산업선교회(현 미문의 일꾼교회)에 있을 겁니다.”라고 단식중단 이유를 밝혔다.
김 목사는 마지막으로 “주민여러분! 인천도시산업선교회는 1961년 설립되어 60여 년간 노동자와 주민을 위하여 활동해 왔습니다. 인천도시산업선교회의 역사적 가치는 국내 뿐만 아니라 국제적으로도 널리 인정받고 있습니다. 그 산업유산적 가치와 문화역사적 가치는 전문가들 모두가 인정하고 있습니다.
인천은 노동의 도시이고 동구야말로 최고의 노동도시입니다. 우리들 대부분은 평생을 노동을 하고 살았으며, 여전히 노동을 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곳 화수동 화평동에 살고 계신 대부분의 주민들은 그렇게 살아 왔습니다. 우리에게 노동은 먹고 살기 위해 해야만 하는 것이었고, 할 수밖에 없는 것이었으며, 벗어나고 싶은 것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사람은 노동 그 자체이며, 노동이야말로 사람답게 해 주는 그 무엇이 아닌가 합니다. 아름다운 세상은 노동이 만들어 갑니다. 예수님도 노동하는 목수이셨으며, 하느님도 노동하는 사람들과 함께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 가십니다.
이곳 인천도시산업선교회(현 미문의 일꾼교회)는 지난 1960년부터 줄곧 노동하는 사람들과 함께, 그들을 위해서 함께 웃고 울며, 고난과 기쁨을 함께 해 왔습니다. 한때는 빨갱이라는 소리까지 들어가면서 가난하고 힘든 어린 여성 노동자의 벗이자, 이웃이자 어머니가 되고자 했습니다. 90년 이후에는 이곳 화수 화평동의 어렵고 힘든 이웃들을 돕고 함께 살아가는 좋은 이웃이 되고자 활동해 왔습니다. 여기 인천도시산업선교회 건물에는 우리들의 아름다운 노동의 삶이 살아서 숨 쉬고 있습니다. 주민여러분의 부모님, 선배, 그리고 주민여러분들이 살아온 족적과 삶의 가치도 함께 자료로 보관되어 있습니다.
이미 보전하기로 한 쌍우물과는 거리가 10m밖에 안됩니다. 그래서 일꾼교회는 쌍우물과 교회건물을 함께 보전하여 줄 것을 인천시청, 동구청, 재개발조합에 줄기차게 요구해 왔습니다. 이는 근현대문화유산을 보전하는 재개발이야말로 주민들에게 정말 도움이 된다는 확신이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주민여러분!
인천도시산업선교회의 60년의 노동문화유산가치 인정! 인천도시산업선교회 존치(보전)!
이것만이 지금까지 일관된 일꾼교회의 입장이었습니다. 이와 다른 소문은 거짓입니다.
주민 여러분이 인천도시산업선교회의 역사적 가치를 인정해주고 존치(보전)되어야 한다고 응원해 주면 반드시 됩니다. 마음을 모아 주십시오.
주민여러분의 각 가정에 하나님의 평화가 깃들기를 기도합니다.”라고 썼다.
인천=정창교 기자 jcgy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