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 내려온다’ 日트집에 서경덕 “침략의 역사 두렵나”

입력 2021-07-21 09:20
'범 내려온다' 문구가 적힌 현수막이 지난 17일 도쿄 하루미 지역 도쿄올림픽 선수촌 대한민국 선수단 숙소에 걸려 있다. 도쿄=김지훈 기자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도쿄올림픽 선수촌 대한민국 선수단 숙소에 걸린 ‘범 내려온다’ 현수막을 일본 측이 트집 잡는 이유가 “침략의 역사가 회자되는 게 두려워서”라고 주장했다.

서 교수는 21일 페이스북을 통해 “지난번 ‘이순신 현수막’에 이어 일본 언론과 우익은 계속해서 트집을 잡고 있다”며 “일본이 도쿄올림픽을 앞두고 이순신 장군 현수막 문구와 함께 ‘임진왜란’이란 ‘침략의 역사’가 세계인들에게 또 회자되는 게 두려웠나 보다”라고 전했다.

지난 14일 대한체육회가 올림픽 선수단 숙소에 내걸었던 '이순신 현수막'. IOC측은 해당 현수막이 '올림픽 헌장 50조를 위반한다'며 철거를 명령했다. 도쿄=김지훈 기자

그는 “호랑이 그림 하나에 ‘임진왜란’과 ‘일제강점기’를 또 들먹이며 딴지를 거는 건 ‘전범국’이라는 이미지를 세계인들에게 또 각인시킬까봐 겁이 났다고 본다”며 “‘도둑이 제 발 저리다’라는 표현이 있는데, 지은 죄가 있으면 자연히 마음이 조마조마해진다는 뜻이다. 지금 현재의 일본 정부, 언론, 우익을 일컫는 말”이라고 덧붙였다.

서 교수는 “한국의 새로운 선수촌 현수막(범내려온다)도 반일 논쟁을 야기해 파문이 일고 있다”는 내용을 담은 도쿄스포츠 전날 보도 내용을 소개하기도 했다. 해당 보도에는 “임진왜란 당시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가토 기요마사에게 지시한 ‘호랑이 사냥’을 암시하고 있다” “독도도 그려져 있어 한국 영토라는 주장에 성토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일제강점기에 일본이 조선 호랑이를 전멸시킨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는 점과도 관계가 있다”는 등의 일본 내 반응들이 실렸다.

서경덕 교수가 이순신 장군 영정 앞에서 찍은 사진. 서 교수 페이스북 캡처

이날 서 교수는 자신이 이순신 장군 영정 앞에서 찍은 사진을 공유하며 “일본 우익과 언론은 이 사진을 제일 두려워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19일에는 ‘이순신 현수막’에 맞서 일본 극우단체가 욱일기 시위를 한 것에 대해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에 항의 메일을 보내기도 했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