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여기] 한국 맞아?…폭포수로 쏟아지는 은하수

입력 2021-07-21 08:11 수정 2021-07-21 11:02

장마가 끝나고 폭염이 찾아왔다. 푹푹 찌는 찜통 더위 속에 보기만 해도 시원해지는 곳이 있다. 경남 합천군 용주면 황계(黃溪)폭포다. ‘합천 8경’ 중 제7경이다.

황계폭포는 2단으로 이뤄져 있다. 대병면 허굴산(682m)에서 발원한 물줄기는 황계폭포 상단에서 15m 높이를 수직으로 낙하한 뒤 하단에서 20m 길이로 미끄러져 황강으로 흘러든다.

황계마을 주차장에서 잘 정비된 평탄한 길을 따라 5분쯤 걸으면 자연정이 나온다. 조금만 더 가면 하단폭포 앞에 닿는다. 물을 건너 하단 폭포 왼쪽으로 나무데크 계단을 올라서면 상단폭포다. 시원한 물줄기가 한여름 더위를 말끔히 씻어준다.

달빛이 거의 없는 맑은 날 밤에 찾으면 하늘로 이어진 폭포를 만날 수 있다. 밤하늘 은하수가 폭포수가 돼 쏟아지는 듯하다.

합천에서 태어난 조선 중기 영남지방의 대학자 남명 조식(南冥 曺植·1501~1572) 선생은 ‘달아낸 듯 한 줄기 물 은하수처럼 쏟아지니’로 시작하는 시를 읊었다.

글·사진=남호철 여행선임기자 hcn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