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 때도 승승장구 ‘한신포차’ 코로나에 무너졌다

입력 2021-07-21 07:01 수정 2021-07-21 10:12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의 재기 성공을 상징하는 서울 논현동 한신포차 1호점이 23년여 만에 문을 닫는다. 해당 건물은 350억원에 매물로 나왔다. 외환위기를 딛고 승승장구하던 한신포차였지만 코로나19는 이기지 못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지상 2층짜리 한신포차 1호점 건물이 최근 350억원에 매물로 나왔다. 건물은 대지면적 592.1㎡, 연면적 313.83㎡ 규모로 매물 가격은 평당(3.3㎡) 2억원 가까이 된다.

건물의 소유주는 백 대표와 1998년 한신포차를 세운 동업자로 알려졌다. 그는 백 대표가 나간 뒤에도 해당 건물에서 계속 운영해왔지만 코로나19 상황에서 매출이 급감하면서 건물 매각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1998년 최초의 실내 포장마차로 문을 연 한신포차는 외환위기 직후라는 어려움이 있었지만 사라진 포장마차를 재현해 사람들의 향수를 자극하며 인기를 끌었다. 백 대표가 사업에 실패한 뒤 재기에 도전해 성공을 거둔 가게라는 상징성도 있다.

백 대표는 이곳을 시작으로 한신포차를 프랜차이즈 브랜드로 만들었고 전국에 146개의 매장을 보유한 브랜드로 키워냈다. 이를 발판으로 더본코리아는 빽다방, 홍콩반점, 새마을식당 등 23개 브랜드 총 1870개 매장을 거느린 기업으로 성장했다.

특히 한신포차 1호점이 위치한 논현동은 새마을식당·홍콩반점·미정식당 같은 ‘백종원 식당’의 1호점이 19개나 모여 있어 ‘백종원 거리’라고 불렸다. 그러나 최근 임대료가 오르면서 2018년까지 백종원 식당이 모두 철수했고, 최근에는 백씨의 동업자가 운영하던 한신포차 1호점까지 매물로 나왔다는 점에서 코로나19 여파가 외환위기 때보다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본코리아는 해당 매장이 직영점이 아닌 관계로 가맹점주의 사적인 부분까지 알 수 없다는 입장이다.

천금주 기자 juju79@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