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당 안내자’ 권영세 “윤석열위기론 동의 않지만, 캠프 문제있다”

입력 2021-07-20 20:23
권영세 국민의힘 대외협력위원장이 2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민일보와 인터뷰하고 있다. 최종학 선임기자

국민의힘 외부 소통 창구인 권영세 대외협력위원장은 20일 “윤석열 전 검찰총장 위기론엔 동의하지 않지만, 윤석열팀에 문제는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 전 총장 캠프가 ‘선거 베테랑’을 보강하고, 소통 방식 등의 시행착오를 개선하면 “다시 안정적으로 대선 행보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입당 안내자를 자처하는 권 위원장은 다른 ‘잠룡’으로 꼽히는 김동연 전 부총리, 장성민 전 의원 및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도 조만간 회동하거나 접촉을 시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국민일보는 2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권 위원장과 인터뷰했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전격 입당했다. 다음 과제는.
“후보 영입 부분에서는 윤 전 총장을 당에 들어오게 하는 게 가장 중요한 일이다. 윤 전 총장으로서도 입당이 하나의 중요한 이벤트이자 기점이 될 수 있다.”

-현재 윤 전 총장 상황에 대한 평가는.
“정체 내지 약간 (지지율) 하락세를 보이는 상태인데, 최 전 원장의 등장으로 지지율 조정은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다. 단기적으로 보면 하나의 파이를 나눠 먹는 구조인데, 솔직히 윤 전 총장 외 다른 후보들은 나눠줄 파이가 없지 않나. 앞으로 좋은 경쟁이 진행되고, 윤 전 총장도 외연을 넓힌다면 그때부터는 제로섬 싸움이 아니라 파이가 전체적으로 커져 나갈 수 있다.”

권영세 국민의힘 대외협력위원장. 최종학 선임기자

“국힘 버스는 다인승…윤, 빨리 합류해야”
-일각에서는 윤 전 총장 위기론도 제기한다.
“아직은 위기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원인도 분명하다. 윤 전 총장을 보좌하는 팀에 문제가 있다. 캠프 중심을 잡아 줄 사람이 부족하고, 선거 운동 실무를 책임질 사람도 부족하다. 캠프 내 의사교환도 원활하지 않아 보인다. 시행착오를 겪고 있다.”

-조언을 해 준다면.
“정치인들에 대해 일반적으로 부정적인 시각이 있다 하더라도 선거는 정치 과정이기 때문에 선거를 제대로 이해하는 숙련가들의 보좌가 필요하다. 더군다나 윤 전 총장 본인도 선거를 치른 경험이 없다.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은 훌륭한 행정 관료 출신이지만, 정책 분야는 몰라도 선거 캠프 전체를 지휘하기에는 적절하지 않을 수 있다. 최근에 조직을 보강하고 개편하려는 노력이 보여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팀워크가 보완되면 윤 전 총장이 다시 안정적으로 선거 운동을 해 나갈 것으로 본다.”

-윤 전 총장이 독자 행보를 이어간다는 뜻이 확고한데.
“현실적으로 (윤 전 총장이) 입당을 선언하기 전까지는 1㎜도 움직이기 어렵다. 입당 문제를 두고 몇 ㎝라도 움직이는 기색을 보이고 난 뒤에 구체화하지 않으면 또 ‘간보고 있나’ 이럴 것 아닌가. 이런 문제는 외부로 나오는 발언만으로 판단할 것은 아니다. 윤 전 총장도 전례들을 보면 우리나라 상황에서 제3지대라는 게 있을 수 없다는 것을 알 테고, 결국 입당할 것으로 생각한다. 어쩌면 7월 입당도 가능하다고 본다.”

-최 전 원장의 선점으로 윤 전 총장의 조기 입당이 더 어려워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민의힘이라는 버스는 굉장히 많은 사람이 탈 수 있는 다인승 버스다. 최 전 원장이 탔다고, 더이상 탈 자리가 없는 건 아니다. 바로 따라오라는 건 그렇지만, 시간이 조금 지나면 얼마든지 들어올 수 있다. 윤 전 총장이 아직 입당을 안 한 상태다 보니 (의원들이) 도와주고 싶어도 드러내놓고 돕지 못하는 상황 아닌가. 당에 들어온 뒤에도 얼마든지 중도 유권자들의 지지를 얻을 수 있는 행보를 할 수 있고, 당도 이를 지원할 수 있다. 하루 빨리 입당하는 게 좋다”

권영세 국민의힘 대외협력위원장. 최종학 선임기자

“최재형, ‘직진재형’ 캐릭터 어울려”
-최 전 원장의 ‘속공 입당’에 대한 평가는.
“최 전 원장과 지난 14일 만났을 때 하루라도 빨리 당에 들어오는 게 본인에게 좋다고 강하게 얘기했다. TV프로그램 ‘꽃보다 할배’를 보면 ‘직진순재’ 얘기가 나오는데, 최 전 원장에게 좌고우면하지 않고 가야 할 때 직진하는 ‘직진재형’ 캐릭터가 어울린다고 했다. 최 전 원장은 인지도 부분에서 다소 약하니까 등판을 충격적으로 알릴 필요가 있었다.”

-추가로 영입 대상에 올린 후보들이 있나.
“물론이다. 김동연 전 부총리, 장성민 전 의원도 당 안으로 인도하는 게 상당한 의미가 있다. ‘만남 리스트’에 올라있는 분들이다.”

-김 전 부총리는 ‘정치교체’를 말하고 있는데.
“아직 정치를 많이 안 해본 분이라 이상주의적으로 접근하는 게 아닌가 싶다. 정치세력, 의사결정 세력을 통으로 교체하는 건 혁명이 아니고선 사실상 불가능하다. 정치를 하면서 여야에서 동시에 러브콜을 받고 있는 것도, 반드시 좋은 것은 아니다. 만나게 되면 우선 우리 당으로 올 건지, 안 올 건지부터 확인해 봐야 할 것 같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0일 대구 중구 서문시장을 방문하며 지지자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영입 후보 당 차원 인큐베이팅 필요”
-대선 레이스에서 국민의힘에 필요한 전략이 있다면.
“당에 새롭게 들어오는 후보들과 기존 당내 주자들을 당 차원에서 ‘인큐베이팅’ 할 필요가 있다. 현재 후보들이 과거 이회창 전 총재나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에 비해 완결적인 팀을 갖고 있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가령 당 정책위원회에서 ‘공약 뷔페’를 준비하든지 일반적인 공약을 개발·분석하고, 또 네거티브 검증위원회 같은 조직을 만들어 여권의 네거티브 공세에 대응하면서 당내 후보들끼리 치고 박고하는 모습을 줄이도록 하는 게 필요하다.”

-대선 과정에서 생각하는 역할이 있는지.
“대선 경선 과정을 책임 있는 자리에서 제대로 경험한 사람이 당내에 별로 없다. 경선은 후보와 정책, 공약을 단련하는 과정이다. 선거를 치러본 중진으로서 내가 어떤 위치에 있던지 나름의 역할을 하려 한다. 내년 대선까지는 정권교체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그 이후엔 권영세 개인의 정치 길을 모색할 생각이다.”

지호일 이상헌 손재호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