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 트라우마 있는데…중3 男제자 성학대 교사, 항소심도 실형

입력 2021-07-20 18:53
국민일보DB

학교폭력 트라우마가 있는 중학생 3학년 제자와 반복적인 성관계를 하는 등 성학대를 한 30대 여교사가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다만 2심 재판부는 교사를 그만둔 뒤 벌어진 범행인 점 등을 감안해 형량을 일부 감형했다.

서울고법 형사12-1부(고법판사 최봉희·진현민·김형진)는 20일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전 인천 모 중학교 교사 A씨(39) 항소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한 1심과 달리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또 A씨에게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40시간 이수 및 아동·청소년 관련기관 등의 취업제한 5년도 명령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해 아동의 부모의 신뢰와 교사의 지위를 이용해 중3 제자와 성적 관계를 지속했다”며 “성장 단계의 아동에게 영구적인 상해를 남길 수 있어 엄격한 처벌이 필요하다”며 A씨의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다. 또 “피해 아동이 병원에서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등을 진단받는 등 피해를 겪었고 가족들도 가족들도 엄벌을 탄원한다”며 양형 이유를 밝혔다.

다만 항소심 재판부는 공소사실 중 “너 때문에 직업도 잃고 유산했다”, “매일 이렇게 있고 싶다. 결혼하고 싶다” 등의 발언을 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무죄를 선고, 1심에 비해 형량을 줄였다.

중학교 미술교사 A씨는 제자 B(당시 15세)군의 담임교사를 맡으며 2018년 9월부터 2019년 1월까지 7차례에 걸쳐 성관계를 하는 등 성적 학대행위를 가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B군은 중학교 1학년 당시 학교폭력 피해를 당한 경험과 트라우마로 정서적 불안정 상태였던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B군을 잘 돌봐달라는 학부모의 부탁을 받은 뒤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조사에 따르면 A씨는 B군에게 성적 행위를 요구했다. 또 B군이 자신의 요구를 거절하거나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면 인상을 쓰거나 신경질을 내고 뺨을 때리는 등 폭행을 가했다.

이 사건 범행으로 B군은 심각한 정신적 후유증을 앓게 됐다. B군은 병원에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적응장애, 미분화 신체형 장애 등을 진단받고 약물 치료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인 A씨는 ‘B군과의 성적 행위가 B군의 적극적인 요구에 따른 것이었고, B군은 A씨로부터 원하는 금액의 합의금을 지급받지 못하게 되자 A씨를 무고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범행을 부인하고 있다”며 징역 3년을 선고했다.

노유림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