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장애인을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 40대 남성이 1심에서 유죄가 인정돼 실형을 선고받았다.
제주지법 형사2부(부장판사 장찬수)는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 위반(장애인위예등간음) 등의 혐의로 기소된 A씨(43)에게 징역 4년을 선고했다고 20일 밝혔다.
또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와 아동·청소년 및 장애인 관련 시설에 6년간 취업을 제한하도록 명령했다.
A씨는 지난해 6월 채팅 앱을 통해 피해자와 만나 차 안에서 신체 일부를 만지는 등 추행한 혐의를 받았다. 그는 며칠 뒤 다시 피해자를 자신의 승용차에 태워 제주 도내 한 운동장 화장실에서 성폭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피해자는 어린 시절 장애 정도가 심한 지적장애 진단을 받아 사회 연령이 10~11수준인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그러나 피해자가 장애인이라는 사실을 몰랐고, 합의 하에 관계를 맺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피해자가 일상생활이나 사회생활에서 상당한 제약을 받는 장애를 가지고 있는 점 등을 토대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장애의 정도가 심한 지적장애인인 피해자를 강제로 추행한 후 피해자가 그것에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하자 이러한 피해자의 상태를 이용해 간음행위까지 나아간 것으로 그 죄질이 좋지 않다”고 지적했다.
다만 “성폭력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없고, 이 사건 위력의 정도가 매우 중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은 유리한 정상으로 보인다”며 “재판 과정에서 드러난 여러 양형 조건을 고려해 권고형량의 하한보다 낮은 형을 택했다”고 판시했다.
실형을 선고받은 A씨는 양형부당 등의 이유로 즉각 항소했다.
김승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