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경기장엔 코카콜라만?” 日 학생 황당 지침 논란

입력 2021-07-20 18:20
지난 3월28일 도쿄 도치기현 아시카가에서 도쿄올림픽 후원사 차량들이 성화 봉송에 앞서 퍼레이드를 하고 있다. AP

도쿄올림픽 개막을 앞두고 일본의 한 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의 경기장 방문 시 가급적이면 코카콜라 제품을 준비하도록 지도하는 내용의 가정통신문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 측은 해당 통신문 내용은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 요청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해 논란이 일고 있다.

20일 마이니치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 이바라키 현 가시마 시의 한 초등학교는 지난 15일 학부모들에게 발송한 가정통신문에서 학생들이 가시마 축구경기장에서 도쿄올림픽 경기를 관전할 때 가능하면 코카콜라 제품을 반입하도록 요청했다.

학부모들이 이에 대해 민원을 제기하자 시 교육위원회는 해당 내용이 도쿄 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 의향이라고 해명했다. 시 측에서 특정 업체를 추천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2020도쿄올림픽 개막을 일주일 앞둔 16일 도쿄 신주쿠구 도쿄올림픽스타디움 앞이 한산하다. 지난 1964년 도쿄올림픽의 주 경기장을 재건축한 이곳에서는 23일 개막식과 다음달 8일의 폐막식, 육상 등의 종목이 열린다. 2021.07.16 도쿄=김지훈 기자

시 교육위에 따르면 올림픽조직위는 이달 9일 가시마 시내 초·중학교 16곳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했는데, 당시 조직위 담당자가 스폰서에 대한 배려를 부탁한다며 학생들이 경기장에서 올림픽 경기를 관전할 때 도쿄올림픽 후원사인 코카콜라 제품을 반입할 것을 요청했다고 한다.

이 담당자는 또 코카콜라가 아닌 타사 제품의 경우는 라벨을 뗀 후 경기장에 반입하라고 지도했다는 게 교육위 측 전언이다.

시 교육위원회는 그렇게 할 경우 학생들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고 판단해 지난 12일 모든 음료 페트병의 라벨을 뗀 후 반입하도록 각 학교에 지도했다고 해명했다.

도쿄도교육위원회는 ‘학교 연계 관전 프로그램’이라는 이름으로 학생들의 경기장 참석을 독려한 바 있다. ‘자율적 참여’라고 강조했지만 공립학교의 경우에는 경기장 방문을 수업으로 처리해 관전하지 않는 학생은 결석처리될 수 있다. 도쿄올림픽·패럴림픽 일정은 학생들의 방학기간과 겹치는데도 학생들은 입장권이 할당된 경기를 관전해야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윤정민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