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폭등에 분노한 시민들이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비판하고 집값 정상화를 촉구하는 촛불집회를 준비하고 있다. 주최 측은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된 시점에 집회를 연다는 방침만 밝혔는데도 벌써부터 회원들의 자발적 모금 릴레이가 이어지고 있다.
시민단체 ‘집값 정상화 시민행동’은 지난 17일 포털사이트 커뮤니티(카페)에 “집값 폭등에 분노하는 1만명의 에너지를 결집해 촛불집회를 준비하겠다”는 공지 글을 올렸다. 이 카페에는 20일 기준 1만580명이 가입해 활동을 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30일 동안 문재인 정부의 집값 폭등 정책을 비판하고 집값 하락 정책 실행을 촉구하는 버스 광고를 집행하기도 했다.
이 단체 송기균 대표는 “집 없는 국민의 목소리에 관심조차 보이지 않는 것은 집 없는 국민이 조직화 되어 있지 않고 결집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집값 하락 정책을 시행하도록 만들려면 집 없는 국민이 결집하여 집값 폭등에 대한 분노가 얼마나 뜨거운지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 들끓는 민심을 모을 방법 중 하나로 ‘촛불집회’를 언급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집회금지가 해제되고 참석 의사를 밝힌 회원이 50명을 넘으면 격주 단위로 촛불집회를 시작하겠다는 구상도 밝혔다. 또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대규모 집회 개최가 어려운 점을 감안해 온·오프라인 활동을 전개하고, 더 많은 시민들의 동참을 촉구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송 대표는 “집값 폭등은 나의 고통으로 끝나지 않는다. 우리가 집값 정상화를 이루지 못하면 내 자식들에게 ‘벼락 거지’를 물려줘야 한다”며 “벼락 거지의 상속 고리를 끊기 위해서라도 촛불을 들고 ‘문재인 대통령·더불어민주당 아웃!’을 목이 터쳐라 외치자”고 전했다.
해당 게시글에는 촛불집회 참석의사를 밝히거나 지지하는 댓글들이 줄을 잇고 있다. 일부는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비판하며 자발적 모금에 동참하고 있다.
한 회원은 “열심히 살았는데 나의 가난을 나만의 탓으로 돌렸는데 아니더라”며 “국가의 정책이, 국가가 국민를 바라보는 마인드가 잘못돼 국민을 가난으로 몰아냈다. 더 이상 참으면 안 된다”고 비판했다. 또 다른 이는 “윗글 전부 공감한다. 눈물과 벼락거지 된 느낌. 능력없는 가장이 된 것 같아 슬프다”며 “촛불이아니라 횃불을 보여주고 싶다”며 촛불집회 참여 의사를 밝혔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