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한 유세윤 인스타… 위근우 “여성 혐오적 정서, 재미없어”

입력 2021-07-21 00:07 수정 2021-07-21 10:19
위근우 인스타그램 캡처

대중문화 평론가 위근우가 인스타그램 속 여성 인플루언서를 패러디하며 풍자하는 개그맨 유세윤을 향해 일침을 가했다.

위근우는 18일 개인 인스타그램에 “이게 재밌어요?”라는 장문의 글과 함께 유세윤의 인스타그램을 캡처한 사진 여러 장을 개제했다.

그가 공유한 사진에는 최근 유세윤이 ‘까치블리’라는 이름으로 여성 인플루언서들의 모습을 따라하며 이들을 비꼰 모습이 담겨 있었다.

위근우는 유세윤의 풍자 개그를 언급하며 “저는 이게 정말 조금도 재밌지 않다”며 “이 개그는 풍자라기에 너무나 안전하고 쉬운 길로 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유세윤의 개그는) ‘몸매 노출하는 거로 인스타에서 쉽게 돈 버는 된장녀들’이라는 굉장히 때리기 쉽고, 다들 욕하고 싶어하는 대상을 골라 비웃는 것뿐”이라면서 “여기에 개그로서 어떤 기발함이 있고 풍자로서 어떤 기개가 있냐”라고 비판했다.

'까치블리'로 활동 중인 유세윤. 유세윤 인스타그램 캡처

또한 “정말 인스타에서 웃음을 경유해 비판할 대상이 ‘인스타팔이’(인스타그램 속 인플루언서 지위를 이용해 각종 판매 활동을 하는 사람들) 정도밖에 없냐”며 “인스타에서 일진 놀이 중인 대기업 오너는요? 멘토 놀이 중인 강연팔이들은요? 숨 쉬듯 여혐하는 얼짱 유튜버는요? 부를 과시하는 방식으로 남들에게 사기치는 주식 부자 계정은요? 이들이야말로 해악도 크고 개그 밈으로 쓸만한 스테레오타입 아니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도 위근우는 “인스타팔이 계정을 무결한 피해자라고 이야기하려는 건 아니다”며 “다들 흉 보고 싶어하고 또 흉 봐도 논란이 되지 않을 만만한 대상을 콕 집어 쥐어패는 걸 폭력의 동참으로 보지 않을 이유가 있을까”라고 덧붙였다.

'까치블리'로 활동 중인 유세윤. 유세윤 인스타그램 캡처

그는 “노출을 상품화하는 여성을 비난하고 싶으면 그런 노출 계정을 골라서 팔로잉하는 남자들부터 비웃어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이어 “그냥 노출하고 감성 글 써서 돈 버는 여자들이 싫은 것”이라며 “유세윤의 이번 개그는 직접적 여성혐오까진 아니라 해도 여성혐오적 정서에 기대거나 자극해 웃음을 유도하는 개그라고 본다”라고 꼬집었다.

끝으로 위근우는 과거 유세윤, 장동민, 유상무와 옹달샘 3인방으로 활동했던 팟캐스트가 여성 비하 발언으로 비판받았던 점을 언급했다.

그는 “그때 잘못했으니 평생 욕먹고 방송에 못 나와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말하고 싶은 건 그때 그들이 사과하고 반성한다고 했으면 여성혐오 개그, 약자 비하 개그를 벗어나 더 새롭고 건강한 웃음을 시도했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까치블리'로 활동 중인 유세윤. 유세윤 인스타그램 갈무리

유세윤은 최근 대세 인플루언서 부캐(부캐릭터라는 제2의 자아를 뜻하는 신조어) ‘까치블리’로 활동하며 팬들과 활발히 소통하고 있다. ‘까치블리’가 유명 인스타그램 셀럽들을 따라하며 그들의 감성을 흉내 내는 게시글은 10만이 넘는 ‘좋아요’를 받으며 팬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일각에서는 “불편하다” “안 웃기다” “만만해서 건드리는 거냐” 등의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주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