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 철수, 학폭 논란…어수선한 도쿄올림픽 D-3

입력 2021-07-20 15:24
2021 도쿄올림픽 개막을 닷새 앞둔 지난 18일 일본 도쿄역 광장에 설치된 올림픽 개막 카운트다운 시계탑 앞에서 시민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국민일보DB

도쿄올림픽 개막 3일을 앞두고 연일 악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최고등급 후원을 자처한 일본의 대표적인 기업들이 여론 악화를 이유로 국내 TV 광고를 보류하거나 경영진이 개막식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발표하고 있다. 개막식 음악감독은 때 아닌 학교폭력 논란에 휘말려 사퇴했다. 외신들은 벌써부터 우려섞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일본 아사히신문은 20일 구스미 유키 파나소닉 사장이 23일 열리는 도쿄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하지 않는다고 보도했다. 파나소닉은 도쿄올림픽을 후원하는 최고등급 후원사인 ‘월드와이드 올림픽 파트너’ 제휴사 14곳 중 하나로 이번 대회에 영상 기자재를 납품하고 있다.

신문은 “골드 파트너사인 일본전신전화(NTT) 역시 경영진의 개막식 참석을 보류할 계획”이라며 “올림픽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확산되면서 기업들이 보수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날에는 일본 최대 자동차기업인 도요타가 국내 올림픽 관련 TV 광고를 보류하겠다고 밝혔다. 도요타는 애초에 자사 제품을 홍보하는 내용이 아닌, 스포츠맨십을 강조하는 내용의 광고를 기획했다고 알려졌다. 교도통신은 “TV 광고로 인해 선수 개인에 대한 비판이 강해지거나 기업 이미지가 나빠질 수 있다는 판단이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나가타 준 토요타 홍보담당 임원은 온라인 기자회견에서 “여러가지가 이해되지 않는 올림픽”이라며 “도요타 아키오 사장 등 고위급 관계자들은 개막식에 참석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대회관계자 이동을 위한 차량 제공은 계획대로 이뤄진다고 덧붙였다.

2021도쿄올림픽 개막을 일주일 앞둔 지난 16일 도쿄 신주쿠구 도쿄올림픽스타디움 앞이 한산하다. 지난 1964년 도쿄올림픽의 주 경기장을 재건축한 이곳에서는 23일 개막식과 다음달 8일의 폐막식, 육상 등의 종목이 열린다. 국민일보DB

개막식을 진두지휘할 음악감독 자리는 ‘학폭 논란’에 공석이 됐다. 지난 18일 개막식 음악감독을 맡았던 예술가 오마야다 케이고(52)가 사퇴했다. 그는 1994년 한 잡지와 “학창시절 장애인 친구에게 배설물을 먹이는 등 가혹행위를 했다”는 내용의 인터뷰를 했는데 개막식을 앞두고 이 내용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일본 공영 NHK는 “케이고는 지난 16일 장문의 사과문을 작성했다. 올림픽조직위원회 역시 그를 유임시킬 계획이었지만 여론이 급속히 나빠졌다”면서 “케이고가 사퇴했기 때문에 개막식에서는 그가 작곡한 음악을 사용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외신들은 도쿄올림픽이 코로나19 팬데믹 외에도 수많은 악재가 연이어 터지고 있다며 우려섞인 시선을 보내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날 “코로나19 외에 예상치 못한 부정적인 사건들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무사 개최를 염원했던 일본 정부의 꿈이 산산조각났다”고 평가했다.

황윤태 기자 trul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