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좀비 신드롬을 일으킨 넷플릭스 오리지널 ‘킹덤’이 92분간의 스페셜 에피소드 ‘킹덤 : 아신전’으로 돌아온다. 조선을 휩쓴 생사초의 기원을 발견한 아신의 이야기가 압록강 부근 조선의 북방 국경을 무대로 펼쳐진다.
연출을 맡은 김성훈 감독은 20일 열린 온라인 제작발표회에서 “‘킹덤’ 시즌1이 킹덤의 세계관을 창조한 주춧돌 역할을 했다면 ‘킹덤: 아신전’은 그 이상을 가기 위한 디딤돌”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에피소드에선 한국판 좀비인 ‘생사역’을 만들어낸 생사초의 기원을 구체적으로 다루며 ‘킹덤’의 세계관을 확장한다. 김은희 작가는 “생사초는 어디서 왔고 누가 퍼뜨렸을까에 대한 답이다”라며 “자료조사를 하면서 조선시대 북방에 100년 동안 출입을 금한 폐사군이라는 곳이 있다고 알게 됐다. 차가운 성질을 가진 생사초가 여기서 피었다면 어떨까 상상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초식동물이 풀과 함께 생사초를 먹었다가 포식자가 먹어서 생사역으로 변하는 설정을 가미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에피소드에는 처음으로 생사역으로 변한 호랑이가 등장한다.
생사초의 비밀을 발견한 아신은 전지현이 맡았다. 아신은 조선의 북쪽 국경에서 핍박과 멸시받는 야인으로 등장한다. 전지현은 ‘킹덤’ 시즌2 마지막에 깜짝 등장한 것과 관련해 “‘네가 왜 거기서 나오냐’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킹덤의 좀비로라도 나오고 싶다고 김은희 작가에게 말했는데 ‘킹덤’의 시작을 내가 할 수 있어서 행복했다”고 말했다. 김은희 작가는 “영화 ‘암살’ 등에서 아픔을 간직하지만 강인한 캐릭터를 연기한 전지현이 아신에 딱 맞는 배우였다. 전지현을 두고 시나리오를 썼다”고 전했다.
김은희 감독은 ‘킹덤’의 전 세계적 인기 비결을 두고 “한국적 배경과 서구적 소재의 신선한 만남이 관전 포인트다. 가장 한국적인 조선 시대를 배경으로 서구적인 소재인 좀비가 나온다. 그것만으로도 새롭게 느낄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성훈 감독은 “서양에서의 좀비는 사람을 물어 감염시키는데, 생사역은 그 반대다. 민초들이 감염된 인물의 인육을 먹으면서 전파된다”며 “전파되는 방식이 너무 남달라서 매력적인 작품”이라고 덧붙였다.
시즌2에서 생사역과 맞서 싸웠던 어영대장 민치록(박병은)은 국경을 지키는 군관으로 돌아온다. 박병은은 “저는 좀비물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았지만 ‘킹덤’ 시즌 1을 보면서 생사역이 뛰어다니며 살을 갈구하는 게 민초들이라는 생각에 안쓰러웠고 아픔이 있는 좀비들이라 짠했다”고 전했다.
영화 ‘살인의 추억’의 형사로 이름을 알렸던 김뢰하는 야인의 부락을 돌보며 조선의 밀정 역할도 감내하는 아신의 아버지 타합을 맡았다. 김뢰하는 “제가 줄곧 비열하고 폭력을 휘두르는 캐릭터를 맡았는데, 누군가를 보호하기 위해 폭력과 불이익을 감수하는 인물을 맡았다”고 소회를 밝혔다.
조선을 위협하는 파저위의 수장 아이다간은 구교환이 맡았다. 구교환은 “아이다간을 맡기 전까지 킹덤의 시청자로 활약했는데, 좋아하는 세계관의 일원이 되는 건 흔치 않고 또 감사한 일이다”라고 말했다. 아역 배우 김시아는 아신의 어린 시절을 연기했다.
김은희 작가는 ‘킹덤: 아신전’에서 등장하는 인물에 관해 “시즌3로 연결되는 구상으로 시작한 인물이 많다”며 “세자 일행이 역병을 막는 게 가장 중요하다면, 북방의 인물들은 파멸 만을 원한다. 두 집단이 부딪히면 어떻게 될까 궁금했고 아신이 많은 인물을 성장하는 자극제 역할을 하면서도 극적 긴장감을 높일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3일 넷플릭스 공개.
김용현 기자 fa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