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10대 청소년 살해 용의자 검거 “계획 살인 정황”

입력 2021-07-20 12:19 수정 2021-07-20 12:20
제주 10대 살해 사건 용의자(48)가 19일 저녁 검거 직후 제주동부경찰서로 연행되고 있다. 문정임 기자

제주 10대 청소년 피살사건 주요 용의자가 경찰에 체포됐다. 용의자는 살해 혐의를 인정했고 범행 동기에 대해서는 입을 닫았다. 경찰은 “피해자 어머니와 사실혼 관계에 있다가 헤어지자 앙심을 품은 것”으로 보고 있다.

제주동부경찰서는 19일 저녁 7시26분쯤 제주시내 한 숙박업소에서 지난 18일 자신의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된 A군(16) 살해 혐의로 B씨(48)를 긴급 체포해 조사하고 있다고 20일 밝혔다.

B씨는 18일 오후 제주시 조천읍의 한 주택에서 이 집에 사는 A군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B씨는 사망한 A군 어머니의 과거 연인으로 사건 당일 C씨(46)와 A군 집을 찾아 살해한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A군은 혼자 집에 있었다. 이후 집으로 돌아온 어머니가 주택 2층 다락방에서 숨진 아들을 발견해 이날 오후 10시51분쯤 경찰에 신고했다.

발견 당시 A군은 몸이 끈으로 결박된 채 누운 상태였다. B씨 등은 현장에 있던 도구를 이용해 A군을 살해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건을 수사 중인 동부서 관계자는 “범행 현장 상황을 볼 때 계획 범죄로 볼 만한 정황이 있다”고 말했다.

범행 후 경찰은 집에 설치된 CCTV에서 B씨와 C씨가 집에 드나든 장면을 확인하고 검거에 나섰다.

C씨는 19일 새벽 0시40분쯤 경찰에 붙잡혔으나 주범으로 추정된 B씨는 신고 21시간 만인 19일 저녁 제주시 내 한 숙박업소에서 체포됐다.

검거 직후 동부서로 연행된 B씨는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네”라고 짧게 답했다.

범행 동기에 대해서는 “나중에 말씀드리겠다”며 입을 닫았다.

경찰은 B씨가 숨진 A군의 어머니와 과거 연인으로 가깝게 지냈으나 관계가 틀어지자 앙심을 품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B씨는 앞서 A군과 A군의 어머니에 대해 폭력을 휘두른 전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초 A군 어머니는 B씨가 자신에게 위해를 가할 것 같다며 경찰에 신변보호 요청을 했고 경찰은 주택에 CCTV 2대를 설치하고 인근 순찰을 강화했지만 사건을 막지는 못 했다.

경찰은 B씨 등을 상대로 정확한 범행 동기를 조사하고 있다.

제주=문정임 기자 moon1125@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