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한약재인 감초에서 폐렴 등 호흡기 질병 치료제 후보 물질을 찾아냈다.
경희대 한의대 장형진 교수 연구팀은 한약 소재 천연물인 ‘감초(Glycyrrhiza uralensis)’에서 ‘간카오닌 N(Gancaonin N)’이란 물질의 항염증 효과와 작동 원리를 최초로 규명했다고 20일 밝혔다.
특히 코로나19 등 중증 호흡기 증후군과 유사한 급성 폐렴 세포 모델에서 간카오닌 N의 항염증 효과를 검증했다는 데 의의가 있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간카오닌 N은 급성 폐렴 모델에서 ‘MAPK’와 ‘NF-κB’ 신호 경로를 비활성화해 염증 반응을 조절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장 교수가 교신저자, 생화학교실 박사과정 고현민 학생이 1저자로 참여한 연구 논문은 국제 학술지 ‘파마슈틱스(Pharmaceutics)에 표지 논문으로 게재됐다.
한의학에서 감초는 기관지염, 피부염 치료에 처방되는 한약재다. 최근에는 천식, 항염증, 항당뇨 등 다양한 질병에도 쓰이고 있다. 하지만 감초의 성분 중 ‘프레닐플라보노이드(prenylated isoflavone)’ 계열 간카오닌 N 성분의 효능 관련 연구는 부족했다.
연구팀의 이번 연구로 감초가 호흡기 관련 질병 치료제로 활용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렸다.
미세먼지, 코로나19로 인한 호흡기 질병과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등 호흡기 관련 질병에 사용하는 스테로이드 계열 소염제는 위장장애나 당뇨, 고혈당 등 각종 부작용이 있다.
호흡기 질환의 유행으로 부작용이 적은 치료제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꾸준히 나왔다.
장 교수팀은 2019년 미세먼지에 의한 폐의 염증 증상을 중심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코로나19 상황이 발생했고 연구팀은 치료제로서 더 넓게 활용할 수 있는 성분 연구도 진행했다.
장 교수는 “한의과대학 생화학교실에서 간카오닌 N의 항염증 효과를 동물실험에 적용해 연구하고 있다. 임상시험까지 진행해 같은 연구결과를 내면 좋겠다”고 말했다.
고현민 학생은 “평소 한약재를 활용한 치료제 개발에 관심이 많았다”며 “앞으로도 발굴되지 않은 한약소재 천연물을 실험해 과학적으로 증명하는 연구를 이어가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