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제주도지사가 백신 공급 차질과 접종 예약시스템 마비 사태를 언급하며 질병관리청을 질타했다. 원 지사는 “백신 접종 계획은 꼭 지켜야 하는 국민에 대한 납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원 지사는 20일 페이스북을 통해 “질병관리청의 코로나 백신 접종 예약 시스템의 에러로 국민이 컴퓨터 앞에서 고통을 받고 있고, 백신 공급 차질로 접종 일정이 늦어지고 있다”며 “이 모든 이유는 K방역 홍보에 치우쳐 백신 확보가 늦어진 데 기인한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 무리한 접종 계획을 제시해 국민을 희망 고문하고 또 짜증 고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청와대 방역기획관에게 일일이 설명하고 집행해야 하는 질병청의 고충을 이해한다면서도 백신 공급에 차질이 생겨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원 지사는 “백신 접종 계획은 정부가 국민에게 통보하는 계획이 아니다”라며 “국민이 정부에게 발주해 정부가 국민에게 제시한 납품 일정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원 지사는 백신 공급에 대해 “제시간을 못 맞추면 납품이 파기되고 손해배상금을 물어야 하는 계약이라 생각해야 한다. 제약사 사정으로 백신 공급이 며칠 늦어지는 것은 질병관리청의 잘못이 아니라는 생각을 해서는 안 된다”고도 했다. 다양한 변수까지 감안한 공급일정을 수립해 국민과의 약속을 반드시 지켜야 한다는 게 원 지사의 생각이다.
그러면서 원 지사는 질병청에 “방역조치도 직을 걸고 청와대 눈치 보지 말고 바른 소리를 하라”고 전했다. 또 “한발 빨리 조치해 최종적으로 방역 기간을 최소화하는 것이 소상공인의 고통을 줄이는 것”이라며 “다 같이 힘을 내자”고 덧붙였다.
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