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유행 장기화로 마스크 착용이 일상화되면서 ‘마스크 피부염’ 문제를 고민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실제 의료기관 피부과에는 마스크 착용에 따른 얼굴 피부염으로 방문하는 환자들이 크게 늘고 있다.
일반적으로 마스크를 착용하면 외부 공기 유입이 차단돼 입이나 몸에서 나오는 습기, 열이 마스크 내에 갇히게 된다. 마스크 내 이런 환경은 피부 장벽을 손상하고 피부 마이크로바이옴(미생물)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어 마스크로 인한 다양한 피부 질환이 나타난다. 특히 요즘 같은 여름에는 고온다습해 피부 증상이 더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런 마스크 피부염은 마스크로 가려지는 턱 부위에 가장 많이 발생하고 증상 지속 기간은 약 6개월로 일반 원인에 의한 경우(약 23개월) 보다 3.6배 짧은 걸로 나타났다. 또 마스크에 함유된 니켈, 중크롬산 칼륨 등에 알레르기 반응으로 피부염이 생긴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한림대강남성심병원 피부과 김혜원 교수팀(제1저자 강석영 전공의)은 마스크 착용으로 나타난 피부염 환자들의 임상 양상에 대한 연구결과를 국제 피부과학회지(Journal of the American Academy of Dermatology)’ 6월호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2020년 1~7월 마스크 유발 안면 피부염 환자 27명과 기타 원인으로 인한 안면 피부염 환자 70명을 대상으로 비교 연구 및 첩포검사(패치 태스트)를 진행했다.
연구결과 마스크 착용으로 나타난 얼굴 피부염 환자들의 증상은 다른 환자들에 비해 마스크 착용 부위인 턱에 발생 빈도가 2배 이상 높았다(마스크 환자군 14.81% vs 대조군 5.71%). 피부 표면이 두꺼워지고 거칠어지는 과각화증과 건조증도 유의미하게 많이 발생했다.
마스크 착용 환자군의 평균 증상 발생 기간은 6.24개월로, 대조군 환자들(22.87개월)보다 약 3.6배 짧았다. 이것은 마스크 착용으로 인한 안면 피부염의 급성 악화를 나타낸다. 해당 특징을 종합했을 때 마스크 착용으로 인한 피부염은 알레르기 접촉 피부염에 가까운 임상 양상을 보였다.
마스크에 있는 알레르기 성분에 반응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첩포검사도 진행했다. 알레르기로 의심되는 물질을 피부에 붙여 피부 반응을 확인하는 검사인데, 일회용 마스크에는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물질들(포름알데히드 수지, 니켈, 중크롬산 칼륨, 쿼터늄-15, PTBT, 고무첨가제 등)이 들어있다. 검사결과 마스크 환자군에서 니켈, 중크롬산 칼륨, PTBT 순으로 알레르기 양성 반응을 보였다.
김 교수는 20일 “마스크에는 알레르기 유발 물질과 함께 방부제, 소독제가 남아 있어 자극을 줄 수 있고 이들 성분과 함께 화장품 등이 밀폐되고 습윤한 환경에서 자극이 더 심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마스크를 쓰고 가려움이나 각질이 생긴다면 피부과에서 알레르기 첩포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고 부직포가 아닌 면 마스크 등으로 교체하는 것이 도움된다”고 조언했다.
마스크 내부에 습기가 찰 수 있는 여름철엔 특히 마스크를 자주 교체하는 것이 좋고 피부 병변을 짜거나 자주 만지면 염증이 더 심해질 수 있으므로 가능한 손을 대지 않는 것이 좋다.
만약 얼굴이 가렵거나 열감이 있다면 외출 후 집으로 돌아와서 세안 후 식염수 적신 거즈를 10분 정도 올려두고 다시 헹궈내는 것이 염증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