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회담 무산 아쉬운 문 대통령 “실무협상 지속하라”

입력 2021-07-20 10:40
문재인 대통령과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도쿄올림픽 기간 방일 무산 이후 아쉬움을 표하며 한·일 정상회담 성사를 위한 실무협상을 지속해달라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오전 TBS 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문 대통령께 마지막 보고를 드릴 때 자리에서 대통령이 굉장히 아쉬움을 표현했다”면서 “한·일 실무적 협상을 ‘해 내가라’라는 강력하게 의지가 담긴 말씀을 하셨다. 상당한 성과가 진척된 상황이기 때문에 거기에서 다시 출발해 외무장관 회담 등을 이어간다면 좋은 결과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수석은 문 대통령의 방일 무산 배경과 관련해 “한·일 간 현안에 대해 막판까지 아주 접근했지만 성과로 발표하기에는 약간 부족했다”며 “국민이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변수가 막판에 생겼다. 국민 정서를 무시할 수 없었던 것도 작용한 게 사실”이라고 털어놓았다. 변수란 소마 히로히사 주한일본대사관 총괄공사의 막말을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박 수석은 일본 정부가 물밑 협상 내용을 자국 언론을 활용해 사전에 흘리는 방식의 ‘언론 플레이’에 관해 “특정 언론을 통한 우리가 이야기하는 소위 언론 플레이들이, 실무적으로 진행되는 회담에 대해서 좋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것을 일본이 이번에 잘 알았으면 좋겠다”고 했다.

문재인 대통령. 연합뉴스

또한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전날 일본의 일관된 입장을 토대로 한국과 의사소통을 하고 싶다는 입장을 표명한 것에 관해 “스가 총리가 그렇게 말씀하신 것이 대화를 더 해보자는 의지의 표현으로 환영하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스가 총리는 지난 19일 오후 총리 관저에서 문 대통령의 방일 무산과 관련해 “일·한 관계를 건전한 관계로 되돌리기 위해 우리나라(일본)의 일관된 입장을 토대로 한국 측과 의사소통을 하고싶다”고 밝힌 바 있다.

박 수석은 이어진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도 향후 한·일 정상 간 만남 가능성에 관해 “일본도 의지가 강하고 우리도 기본적으로 의지가 강하기 때문에 계기만 잘 마련되면 문 대통령 임기 안에 양국 정상이 회담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만들어지기를 저희는 소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 뉴시스

박 수석은 실무 협의 과정에서 양국이 접점을 찾았던 쟁점 현안과 관련해 “양국 간 외교적으로 협상한 내용을 밝히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라면서도 위안부·강제징용 등 과거사 문제, 수출규제 문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배출 문제 등 3가지 사안을 언급했다.

박 수석은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정상화 얘기도 있었는가’라는 사회자의 질문에 “한·일 간 현안에 많은 부분들이 포함돼 있다는 말씀을 드리겠다”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한편 박 수석은 문 대통령이 도쿄올림픽 폐막식에 맞춰 방일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아직 거기(폐막식 참가)까지는 생각을 못했다”며 “좋은 아이디어인 것 같다”고 답했다.

박세환 기자 foryou@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