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코로나19 ‘4차 대유행’이 본격화하면서 2주째 하루 1000명 넘는 확진자가 쏟아지고 있다.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조치가 오는 25일 종료될 예정인 가운데 정부는 이번 주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단계 조정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지만 방역 수위를 낮추기에는 이르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20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전날 0시 기준 국내 신규 확진자는 1252명이다. 직전일이었던 18일(1454명)보다 202명 줄면서 일단 1300명 아래로 내려왔다. 이날 0시 기준으로 발표될 신규 확진자는 이와 비슷하거나 조금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방역 당국과 서울시 등 각 지방자치단체가 전날 0시부터 오후 9시까지 중간 집계한 신규 확진자는 총 1157명으로, 직전일 같은 시간의 1192명보다 35명 적었다. 밤 시간대 확진자가 많이 늘지 않더라도 1200명 안팎, 많으면 1200명대 중후반에 달할 전망이다.
하루 확진자는 지난 7일(1212명)부터 13일 연속 네 자릿수를 이어갔다. 이날로 꼭 2주째다.
지난주 1600명대까지 치솟았던 점을 고려하면 확진자가 다소 줄어든 것이지만 유행 상황이 누그러졌다고 보긴 어렵다. 주말·휴일 검사건수 감소 영향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전날 신규 확진자 1252명은 일요일 확진자(월요일 0시 기준 발표)로는 최다 기록이다.
최근 1주간(7.13∼18) 발생한 신규 확진자는 일별로 1150명→1614명→1599명→1536명→1452명→1454명→1252명을 나타내며 하루 평균 1437명꼴로 나왔다. 수도권의 경우 최근 1주간 하루 평균 확진자가 995명으로 1000명에 근접한 상황이다.
그간 안정세를 보였던 비수도권 역시 최근 확진자가 잇따르면서 유행 확산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특히 지역발생 확진자 가운데 비수도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날 기준 32.9%(1208명 중 397명)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직전일인 18일(31.6%)에 이어 이틀 연속 30% 선을 넘었다.
방역 당국은 수도권의 거리두기를 최고 수준인 4단계로 올린 지 1주일이 지난 만큼 이번 주부터는 효과가 서서히 나타나 확산세가 감소세로 돌아서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낙관적이지는 않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확산세가 늘지 않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라며 “4단계 격상에 따른 효과가 본격적으로 나오는지는 이번 주 중후반 정도의 추세를 봐야 할 것 같다”고 연합뉴스에 말했다.
전문가들은 전파력이 강한 ‘델타형’ 변이 확산세가 심상치 않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로 지난 1주(7.11∼17)간 국내 발생 확진자 가운데 주요 변이 바이러스 4종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된 사람은 총 1001명이며, 이 중 71.8%인 719명에게서 델타 변이가 검출됐다. 6월 3주차에 17명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주간 단위 델타 변이 감염자가 한 달 새 42배 급증한 셈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전문가들은 수도권의 4단계 조처 연장 필요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
정 교수는 “당장 2주 만에 거리두기 단계를 내리긴 어려울 것 같다. 최소한 앞으로 2주 정도는 더 유지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면서 “7월 말에서 8월 초 휴가철 성수기에는 비수도권의 ‘풍선 효과’가 더욱 심화될 것이다. 정말 짧고 굵게 방역 조치를 하려면 제대로 된 4단계 플러스알파(α) 조처를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