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스 방지용?’…조롱거리 된 도쿄 선수촌 골판지 침대

입력 2021-07-20 04:42 수정 2021-07-20 09:40
도쿄올림픽 선수촌에 설치된 골판지 침대. AFP연합뉴스

도쿄올림픽 선수촌 골판지 침대의 내구성에 대한 우려가 끊임없이 제기되는 가운데 곳곳에서 조롱이 터져 나오고 있다.

아일랜드 체조 선수 리스 맥클레너건은 19일(한국시간) 골판지 침대에서 폴짝폴짝 뛰는 모습을 찍은 영상을 트위터에 공개했다.

미국 뉴욕포스트는 이날 골판지 침대를 ‘안티-섹스’(anti-sex·성관계 방지) 침대라고 명명했다. 골판지 침대의 붕괴 우려로 선수들의 성관계가 불가능할 것이라고 비꼰 것이다.

맥클레너건은 직접 확인에 나섰다. 그는 “이 침대가 ‘안티-섹스’를 위해 일부러 골판지로 제작됐다는 말이 있다. 겉보기에는 격렬한 움직임에 무너질 것 같지만 그건 가짜뉴스”라고 말했다.

도쿄올림픽 공식 트위터 계정은 이 트윗을 공유하며 “‘설’이 잘못됐음을 밝혀준 것에 감사하다. 지속 가능한 침대는 튼튼하다”고 화답했다.

앞서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환경을 고려해 재활용이 가능한 골판지 침대를 제작했다고 밝힌 바 있다. 조직위에 따르면 폭 90㎝, 길이 210㎝ 규모의 이 골판지 침대는 약 200㎏의 하중을 견딜 수 있다.

하지만 컨디션 조절이 생명인 올림픽 출전 선수들은 강한 불만을 표하고 있다.

미국 육상 국가대표인 폴 첼리모는 자신의 트위터에 “누군가 내 침대에 소변을 본다면 박스가 젖어서 침대에서 떨어질 것”이라며 “결승전을 앞둔 밤이면 최악이 될 수도 있다”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내 침대가 무너지는 상황을 대비해 바닥에서 자는 연습을 해야겠다”며 “바닥 취침은 처음인데 바닥에서 자는 연습을 시작해야 할 것”이라고 비아냥댔다.

첼리모는 “(선수촌 침대가) 스포츠 경기 이외의 상황을 피하려고 한 사람의 체중만 견딜 수 있다”며 “선수들 간의 친밀감을 피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올림픽 조직위는 올림픽 출전 선수들에게 불필요한 신체적 접촉을 피할 것을 강조하면서도 16만개에 이르는 콘돔을 선수들에게 나눠줄 계획이라고 전했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