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더나 예약한 50대 화이자도 맞는다 “공급 연기 탓”

입력 2021-07-19 18:35
수능을 앞둔 고3 학생과 교직원에 대한 화이자 백신 1차 접종이 시작된 19일 오전 서울 용산구청에 마련된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에서 고3, 교직원 등이 백신 접종 후 이상반응 관찰구역에 머물고 있다. 이한결 기자

이달 말부터 코로나19 예방접종을 시작하는 50대와 부속의원 보유 사업장 근로자 중 일부는 화이자 백신을 맞는다. 당초 이들이 예약할 때 접종할 것으로 예상됐던 모더나 제품 공급이 지연됐기 때문이다. 50대는 접종 기간도 사흘 연장될 예정이다.

정은경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장은 19일 “백신 공급일정이 유동적인 상황에서 안정적인 접종을 위해 50대 연령층의 접종에 모더나 백신 외에 화이자 백신도 추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삼성, 현대차 등 부속의원을 가진 사업장 근로자들의 백신 자체 접종에도 일부 화이자 물량을 사용하겠다고 덧붙였다.

원인으론 모더나 백신 공급 지연이 지목됐다. 이번 주 국내에 들어올 예정이던 물량이 품질검사와 배송 문제 때문에 1주가량 늦게 공급된다는 것이다. 정 추진단장은 “(다음 주부터) 공급받기로 한 물량은 8월에 사용하게 될 것”이라며 “공급 일정 때문에 예약 당시와 다른 백신을 접종하게 된 점 송구하다”고 사과했다.

공급 연기에 대해 모더나 측에 책임을 묻긴 어렵다고 했다. 공급될 총량과 분기별로 공급될 양은 통제하고 있으나 1~2주 정도 늦어졌다고 계약을 위반한 것으로 보긴 어렵다는 취지다. 아울러 이달 내 공급될 물량에 변동이 생기는 것은 아니라고도 덧붙였다.

구체적인 화이자 접종 대상자의 수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으나 적잖은 규모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기준으로 국내에 남아 있는 모더나 백신은 총 80만6000회분이다. 지난 12일부터 사전예약을 시작한 55~59세 중 79.1%인 281만8886명이 이미 예약을 마쳤다. 정부는 이들에게 개별적으로 접종 일정과 제품의 종류를 추가 안내할 방침이다.

이날 오후 사전예약을 시작하는 50~54세의 접종 마감일은 다음 달 25일에서 28일로 사흘 연장됐다. 다음 달 들어 60~74세 고령층의 아스트라제네카 백신 2차 접종까지 병행해야 하는 위탁의료기관의 접종 역량을 고려한 조치다. 광복절 다음 날인 8월 16일이 대체휴일이 되면서 일부 의료기관에서 접종을 쉬는 것도 감안했다.

한동안 정체됐던 ‘집단면역 프로젝트’엔 가속이 붙을 전망이다. 50대 접종이 1주 앞으로 다가온 데다가 이날부터 고3·고교 교직원 65만명의 접종이 시작됐기 때문이다. 세종시 예방접종센터에서 만난 대성고 학생회장 이하은(18)양은 “하반기 수시를 더 안전하게 준비하고 싶은 마음에 흔쾌히 접종을 결심했다”며 “독서실이나 스터디카페에 갈 때 덜 불안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접종 범위가 더 넓어질 가능성도 있다. 소아·청소년과 임신부가 대상이다. 앞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12~15세에도 사용할 수 있도록 화이자 백신을 지난 16일 변경 허가했다. 임신부의 경우 이미 미국과 영국 등지에선 접종을 하고 있다. 정 추진단장은 “8·9월 전에 소아·청소년과 임신부에 대한 접종 계획을 검토해 보고하겠다”고 밝혔다.

송경모 기자 sso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