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스권에 갇힌 여야 ‘1강’…이낙연·최재형 2위 후보 약진

입력 2021-07-19 16:40 수정 2021-07-19 16:56

여야 대선주자 ‘1강’ 구도가 흔들리고 있다. 이재명 경기지사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좀처럼 박스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사이에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최재형 전 감사원장 등 여야 2위 주자들이 매섭게 추격하는 모양새다. 여야 1위 주자와 2위 주자 간 격차가 줄어드는 추세가 이어지면서 지지율 쟁탈을 위한 후보간 신경전도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는 TBS 의뢰로 16~17일 전국 18세 이상 남녀 1013명을 대상으로 한 차기 대선후보 적합도 추이 조사 결과 윤 전 총장이 30.3%, 이 지사는 25.4% 지지율을 기록했다고 19일 밝혔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여야의 ‘1강’ 주자였던 두 사람의 지지율은 박스권에 갇힌 모습이다. 윤 전 총장은 전주 대비 지지율이 0.4% 포인트 상승하며 30% 안팎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이 지사 지지율은 되레 1.5%포인트 하락하며 윤 전 총장과의 격차가 5% 포인트 가량으로 벌어졌다.


두 사람이 주춤하는 사이 여야의 2위권 주자들이 약진했다. 이 전 대표는 19.3%의 지지율을 기록해 6월 말부터 3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 지사와의 격차를 오차범위(95% 신뢰수준 ±3.1% 포인트) 내로 줄였다. 이 전 대표 측은 이번 상승세의 원인을 지난 민주당 예비경선 토론회 과정에서 보여준 ‘안정감’에서 찾고 있다. 이 전 대표 캠프 관계자는 “여성 지지율이 높게 나왔는데, 여성 정책 관련해 꾸준히 관심을 가진 것이 원동력”이라고 평가했다.

이 지사 측도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다. 조사 범위를 ‘범진보권’으로 좁혀보면 이 지사(27.5%)와 이 전 대표(23.9%) 간 격차는 불과 3.6% 포인트에 지나지 않는다. 민주당 본경선 결과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인 셈이다. 이 지사 캠프 관계자는 “토론회에서 국민들이 이 지사에게 거는 높은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측면이 있다”며 “보완할 지점들을 점검해 본경선에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야권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윤 전 총장 지지율이 30%안팎을 횡보하는 동안 최 전 원장이 단숨에 5.6%의 지지율을 확보하며 단숨에 야권 내 2위 주자로 뛰어 올랐다. 감사원장직 사퇴 17일 만에 국민의힘에 입당하며 컨벤션 효과를 누리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반면 윤 전 총장은 ‘처가 리스크’로 집중견제를 받으면서 박스권 탈출 반등계기를 잡지 못하고 있다.

여야 주요 대권주자들이 본선 레이스 전까지 접전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면서 신경전도 가열될 전망이다. 이 지사와 이 전 대표는 네거티브 공세를 주고받으며 난투를 벌이고 있다. 윤 전 총장과 최 전 원장 역시 야권 대표 주자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경쟁은 피하기 어렵다. 최 전 원장 대선캠프 1호 영입인사인 김영우 전 국민의힘 의원은 TBS 라디오에서 “어차피 다 주자로 나선 이상, 그런 상황(윤 전 총장과의 제로섬 게임)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현수 기자 jukebo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