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 김두관 의원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다녀간 국립5·18민주묘지 흔적 지우기에 나섰다.
김 의원은 19일 국립5·18민주묘지를 참배한 뒤 윤 전 총장이 손으로 만졌던 열사묘역의 묘비를 손수건으로 닦아냈다.
윤상원 열사의 묘역을 가장 먼저 찾은 김 의원은 헌화한 뒤 묵념했다. 이후 윤 전 총장이 지난 17일 참배한 뒤 손으로 만졌던 박관현 열사의 묘비를 손수건으로 닦았다.
또 고(故) 김태홍 의원 묘비를 찾아 묵념한 뒤 똑같은 방식으로 윤 전 총장의 흔적을 지웠다. 김 의원은 “윤 전 총장이 더럽힌 비석을 닦아 드려야겠다는 심정으로 손수건으로 비석을 닦았다”고 말했다.
이어 “윤 전 총장은 자기가 속한 조직에서 광주시민들을 폭도, 빨갱이로 몰았다”며 “희생자들 앞에서 쇼할 것이 아니라 무릎을 꿇고 사죄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김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도 “윤석열은 신성한 묘비에서 더러운 손을 치우라”고 남겼다.
그는 윤 전 총장이 ‘5·18 정신을 헌법정신으로, 희생자의 넋을 보편적인 헌법으로 승화시켜야 한다’고 한 말을 언급하며 “악어의 눈물이 따로 없다”며 “윤 전 총장은 자신이 검찰의 수장이었음도 기억 못 하는 정신 질환을 앓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김 의원은 “‘보편적인 헌법으로 승화시켜야 할 희생자들’을 반란으로 기소한 주체가 누구였는지 우리는 분명히 알고 있다”며 “바로 검찰이다. 검찰의 기소 없이 재판은 이뤄지지 않았다”고 했다.
김 의원은 “현대사에서 검찰이 어떤 역할을 해왔는지 조금의 이해라도 있다면 감히 하지 못할 말”이라며 “윤 전 총장은 우선 ‘엎드려 사죄’해야 마땅하다”고 했다. 이어 “감히 묘비를 더럽히는 게 아니라 엎드려 목놓아 울면서 반성해야 했다”고 했다.
“최소한 광주를 가려면 31년 만에 박종철 열사의 아버지를 찾아가 사과한 문무일 전 총장의 태도 정도는 배웠어야 했다”고 한 김 의원은 “윤 전 총장이 광주의 아픔에 한 점 부끄럼이 없는 듯한 태도로 일관한 것은 뻔뻔한 악어의 눈물을 앞세워 광주의 정신을 모독한 것”이라고 했다.
심희정 기자 simcit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