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에게 젖을 물리면 엄마, 아기에게 모두 이익이다.
모유 수유를 한 달만 해도 장기적으로 엄마의 비알코올성 지방간 동반 위험이 낮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수유 기간이 길수록 위험도가 더욱 줄어들었다.
삼성서울병원 소화기내과 곽금연·신동현 교수, 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박예완 교수 연구팀은 출산 경험이 있는 30세 이상 50세 미만 여성 6893명을 조사해 모유 수유가 비알코올성 지방간의 유병 위험을 낮출 수 있다고 19일 밝혔다. 연구결과는 미국간학회지(Hepatology) 최근호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2010년 1월~2018년 12월 시행된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토대로 참여자의 모유 수유 기간에 따라 지방간 동반 정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나이와 비만도, 허리둘레, 이상지질혈증, 당뇨 등 다른 지표들을 반영해 지방간의 유병 위험을 계산했다.
그 결과 모유 수유 기간이 한 달 이내인 산모를 기준으로 살펴보았을 때, 한 달 이상 모유 수유한 산모는 향후 지방간 유병 위험이 33%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유 기간을 더 세분화해 살펴보면 한 달 이상 석 달 이내인 경우 26%, 석 달 이상 6개월 이내인 경우 30%, 반년 이상 일년 이내인 경우엔 33% 유병 위험이 줄었다. 1년 이상 모유 수유를 한 경우엔 유병 위험도가 36%까지 낮아졌다.
연구팀은 비알코올성 지방간이 기본적으로 대사성 질환과 관련 깊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모유 수유는 인슐린 저항성을 개선하고 좋은 콜레스테롤 농도를 올리는 등 대사성 질환의 예방 및 개선 효과가 보고되고 있는데, 이번 연구에서 비알코올성 지방간 유병 위험이 줄어든 이유 역시 비슷한 기전이 작용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곽금연 교수는 “모유수유가 비알코올성 지방간의 유병 위험을 떨어트려 장기적으로 여성의 건강을 지킬 수 있는 동력이 된다는 게 이번 연구로 증명됐다”면서 “건강상 이점이 분명한 만큼 불가피한 경우가 아니라면 모유 수유가 산모와 아기 모두에게 유익하다”고 강조했다.
민태원 의학전문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