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m 잠겨, 비명만”…독일 요양원 장애인 12명 익사 비극

입력 2021-07-19 05:31 수정 2021-07-19 09:48
홍수로 12명이 숨진 진치히의 요양원. AP연합뉴스

독일 서부 등 서유럽 일부 지역에 발생한 최악의 홍수로 거동이 불편한 장애인 12명이 희생되는 참사가 벌어졌다.

1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와 SWR 방송에 따르면 독일에서 폭우 피해가 가장 큰 라인란트팔츠주의 마을 진치히에 지난 14일 밤 최대 7m 높이의 급류가 밀려들어 왔다. 진치히는 라인강과 아르강 사이의 마을로 집중적인 폭우에 강물이 범람했다.

당국이 마을에 경고를 보냈지만 전체에 전달되지 못했다. 특히 36명의 장애인이 머물고 있는 페스탈로치 거리의 레벤실페 요양원은 피해가 심했다. 홍수가 난지도 모른 채 1층에서 잠을 자고 있던 12명의 장애인이 갑작스럽게 밀려 들어온 물에 빠져 숨졌다. 요양원은 3m 정도까지 잠겼다.

요양병원에는 밤사이 1명의 직원만 머물고 있었다. 이웃들은 요양원에서 나오는 비명을 들었다고 했다. 구조대원들은 3시간 후에야 2층에 있던 생존자 24명을 구해낼 수 있었다.

이 지역 거주자인 루이스 루피노(50)는 “우리의 보건 시스템은 미국보다 낫지만 여전히 비용을 회피하려 한다”며 “요양원에 단지 한 명의 직원만 사람들을 돌보고 있었다. (침수로) 불이 꺼졌을 때 그들은 공포에 빠져들었고 물이 들어왔을 때 그들은 기회가 없었다”고 현지 언론에 말했다.

진치히에는 2만명이 거주해왔는데, 이번 홍수로 요양병원 희생자 외에도 2명의 사망자가 더 나왔다. 2000명이 대피했고, 350명이 집을 잃은 가운데 아르다리도 무너졌다.

이번 폭우로 독일에서 이날까지 156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라인란트팔츠주에서만 110명이 숨지고 670명이 다쳤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