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내게 남은 것은 슬픔뿐이다. 티켓을 볼 때마다 눈물이 난다.”
코로나19 확산세에 도쿄올림픽 경기 가운데 일부를 ‘무관중’ 형식으로 진행한다는 소식에, 올림픽 경기를 직관하기 위해 올림픽 개최국을 모두 찾아다녔던 일부 팬이 아쉬움을 드러내고 있다.
18일 CNN은 지난 15년간 올림픽 경기가 열리는 국가를 모두 찾아다닌 일본의 부동산사업가 다키시마 가즈노리(45)의 사연을 소개했다.
다키시마는 지난 15년간 올림픽 경기를 직관하기 위해 올림픽 개최국을 찾아다닌 ‘슈퍼 팬’이다. 그는 자신의 고향인 도쿄에서 올림픽 경기를 보는 게 꿈이었다.
오는 23일부터 열리는 도쿄올림픽 경기의 직관을 위해 다키시마는 티켓 197장을 구매했다. 비용만 약 4만 달러(약 4564만원)에 이른다.
그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시간과 열정을 쏟아부어 정말 어렵게 티켓을 샀다”면서도 “올림픽에 대한 열정이 너무 강해서 어렵고 힘든 일임에도 불구하고 티켓을 사는 과정이 즐거웠다”고 말했다.
그러나 다키시마의 노력은 휴짓조각이 됐다.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IOC와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가 무관중 개최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도쿄 바깥의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유관중’을 고수하고 있지만 전체 경기장의 96%에선 무관중으로 올림픽 경기가 치러질 예정이다.
다키시마는 CNN에 “지금 내게 남은 것은 슬픔뿐이고 티켓을 볼 때마다 눈물이 난다. 그냥 슬프다”며 아쉬움을 전했다.
다키시마는 무관중 경기로 응원을 받지 못해 가장 힘든 사람은 선수들이라면서 “모두가 TV 앞에서라도 선수들을 응원해줬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다키시마는 구매한 티켓 모두를 환불받을 예정이다.
일본 정부가 ‘무관중 경기’를 결단한 건 심상찮은 코로나19 확산세 때문이다. 최근 도쿄에서만 하루 1000명 이상 확진자가 나오고 있다. 지난 17일 신규 확진자는 1410명으로 6개월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토마스 바흐 IOC위원장은 올림픽 기간 내 코로나19 확산 추이가 잦아들면 경기장에 관중을 수용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흐 위원장은 지난 17일 일본 도쿄 고토지역에 자리한 메인프레스센터(MPC)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는 계속해서 코로나19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만약 환경이 변한다면 IOC, 일본 정부, 도쿄도, 도쿄 올림픽·패럴림픽 조직위원회,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의 5자 회의를 통해 관중 입장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 팬들이 현장을 찾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뜻이다.
김남명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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