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 소름이 오소소 돋을 공포 영화 한편이 겁이 많은 관객들을 찾아왔다.
18일 잠실 롯데시네마 월드타워에서 불도 켜고 귀마개도 지급해준다는 ‘겁쟁이 상영회’에서 태국 공포 영화 ‘랑종’을 관객들과 함께 봤다. 개봉하기 전부터 무섭다는 입소문에 예매를 망설였을 관객들도 용기를 냈음이 분명하다. 오후 1시 반에 상영한 이 영화관엔 앞자리를 빼놓고는 거리두기를 제외한 좌석을 빼곤 가득 들어찼다.
입구에선 QR 체크와 함께 귀마개를 한 개씩 나눠줬다. 취재하며 귀마개를 안 받아 간 기자는 영화 후반부에 후회했다.
70여 명이 함께 관람했지만, 중도에 영화관을 나선 사람은 기자인 나밖에 없었다. 피어(fear)가 고어(gore)가 되는 영화 마지막 부분을 너무 무서워 견딜 수가 없었다. ‘랑종’은 불을 켜고 봐도 무서운 영화였다.
어둡지 않은 조명 탓에 주변 관객들의 공포도 그대로 전해졌다. 관객들의 손은 눈을 가리기 바빴고 갑자기 뭐라도 튀어나오면 겁에 질린 목소리도 들을 수 있었다.
겁쟁이 상영회는 지난 14일에 이어 17, 18일 주말 간 상영 후 다음 상영 날짜는 정해지지 않았다. 롯데시네마 측은 겁쟁이 상영회의 반응에 따라 차주 연장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현규 기자 frosted@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