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정부가 파티로 유명한 관광지 미코노스 섬에 24시간 음악 금지령을 내렸다.
니코스 하달리아 시민보호·위기관리부 차관은 최근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대응책으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특별조치를 17일(현지시간) 발표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보도했다
음악 금지는 이날 6시부터 모든 공공장소에 적용됐다. 업무상이나 중요한 건강상 이유를 제외하고는 새벽 1시부터 7시까지 교통을 통제하는 일종의 야간통행 금지령은 18일 시행됐다.
이를 위반하면 5만~20만 유로(6733만~2억6933만원)를 벌금으로 부과한다고 악시오스는 전했다. 그리스 정부는 특별조치를 오는 26일까지 약 열흘간 유지한 뒤 연장 여부를 재검토한다.
하달리아 차관은 “미코노스 전역에서 사적이고 비전문적인 공간에서 20명 이상 모이는 행사는 어떤 종류든 간에 금지한다”고 강조했다.
그리스는 지난 8일부터 나이트클럽과 술집, 레스토랑에서 사람들끼리 서서 어울리거나 춤추는 것을 금지했다. 현지 매체 그리스리포터는 “그러나 파티는 끝나지 않고 유료 초대를 통해서만 접근할 수 있는 개인 빌라로 옮겨졌다”며 “정부 감시망을 벗어나 지하로 사라졌다”고 묘사했다.
영업 규제 영향을 받는 미코노스 상인들도 섬 전역의 개인 빌라에서 열리는 유료 파티 사례를 언급하며 불만을 토로해왔다.
미코노스는 경제의 20%를 관광산업에 의존하는 그리스에서도 가장 인기 있는 여행지 중 하나다. 이 섬은 특히 부유층에 인기 있는 파티 장소로 알려져 있다.
콘스탄티노 코카스 미코노스 시장은 페이스북에 올린 입장문에서 “관광철 한복판에서 열흘이라도 갑작스러운 조치를 하는 건 오도된 행동으로 징벌적 분위기를 조장하고 있다”며 “즉시 수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지난 16일 하루 동안 그리스에서는 2794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14일에는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가장 많은 3911명을 기록했다. 그리스 인구는 1040만명 정도로 한국의 5분의 1 수준이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