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정부가 내일부터 남부 16개 지역에 대해 사실삿 ‘셧다운’ 수준의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적용한다. 베트남 전국에서 3일 동안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규모가 3000명을 넘어가자 나온 대책이다.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코로나19로 사망한 우리 교민이 유족과 영사관의 협의 없이 화장되는 사고도 벌어졌다.
현지매체 VN익스프레스는 18일(현지시간) 베트남 전역에서 신규확진자가 3705명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코로나19가 베트남에서 확산한 이후 가장 큰 규모다. 남부의 중심도시 호치민에서만 2786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이에 따라 보건당국은 19일부터 2주 동안 비롯한 껀터, 빈롱, 동탑 등 16개 지역에서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이 지역들에서는 생필품과 의약품을 구매하거나 출근할 때를 제외하면 집에 머물러야 한다. 학교와 병원, 직장을 제외한 곳에서는 다중집합이 금지되고 대중교통 운행 역시 제한된다. VN익스프레스는 “이번 조치는 사실상 셧다운과 다름없다”고 평가했다.
베트남에서는 지난 4월 말부터 4차 유행이 시작됐다. 확진자 규모가 조금씩 늘더니 지난 15일부터는 신규 확진자 규모가 3000명대를 돌파했다. 베트남 정부는 수도 하노이 인근에 6000병상 규모의 야전병원 2곳을 건설해 의료진 붕괴를 막겠다는 입장이다.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코로나19로 사망한 한인 교민이 유족에 통보도 없이 화장되는 불상사도 벌어졌다. 호치민한인연합회에 따르면 전날 58세 한국인 남성 1명이 생활치료센터에서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현지에서 혼자 살던 이 남성은 이달 초 확진 판정을 받고 생활치료시설에 옮겨진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 측은 ‘사망 후 24시간 내 화장해야 한다’는 규정을 내세워 남성을 화장했지만, 이 사실을 현지 총영사관이나 유족에게 알리지 않았다. 호치민 총영사관은 “병원 측은 중증 확진자와 사망자가 속출하면서 인력 상황이 한계에 달해 제대로 조치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면서 “재발 방지를 강력히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황윤태 기자 trul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