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체육회가 일본 도쿄올림픽 선수촌에서 ‘이순신 장군 현수막’을 철거했으나 일본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 측이 욱일기 반입에 문제가 없다는 뜻을 보여 논란이 예상된다. 앞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이순신 장군 현수막 철거를 요청하면서 “욱일기에 대해서도 같은 판단을 하겠다”고 약속한 만큼 추후 대응에 관심이 쏠린다.
18일 아사히 신문에 따르면 도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욱일기가 경기장 반입 금지 물품에 해당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욱일기 디자인은 일본에서 널리 사용되며 정치적인 주장을 담고 있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이는 IOC가 대한체육회에 약속한 ‘욱일기 사용에 대해서도 정치적·종교적·인종적 선전을 금지하는 올림픽 헌장 50조를 적용해 판단하겠다’는 입장과 위배되는 것이다.
앞서 체육회는 임진왜란 당시 왜군을 격파한 이순신 장군의 명언인 ‘상유십이 순신불사’(저에게는 아직 열두 척의 배가 있고, 저는 아직 죽지 않았습니다)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신에게는 아직 5천만 국민들의 응원과 지지가 남아 있사옵니다’란 현수막을 선수촌 한국 선수단 거주층에 내걸었다가 철거했다.
일본 언론과 극우 세력이 정치적인 메시지라며 강하게 반발하면서 IOC가 올림픽 헌장 50조 위반을 들어 현수막 철거를 요구했기 때문이다.
체육회는 당시 IOC 요청에 욱일기 사용도 마찬가지라고 항의했고, 결국 체육회는 IOC와 ‘이순신 장군 현수막을 내리되, 욱일기에도 올림픽 헌장 50조 위반이라는 똑같은 기준을 적용하겠다’고 상호 합의하에 현수막을 철거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도쿄조직위 관계자는 “IOC와 대한체육회의 상호 협의 내용을 알 수 없지만, 욱일기 취급 방침에 변동은 없다”며 경기장 반입을 막지 않겠다는 뜻을 거듭 강조했다.
일본의 이 같은 태도에 다시금 IOC가 어떤 결정을 내릴 지 이목이 쏠린다. 토마스 바흐 IOC 위원장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이순신 장군 현수막을 가리켜 “대립을 조장하는 일은 좋지 않다”고 발언한 만큼 욱일기에 대해서도 명확한 입장을 내놔야 한다는 요구가 나온다.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은 중국, 러시아와도 협의해 일본의 욱일기 사용 금지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남명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