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의 한 라디오 방송이 방탄소년단을 비하하고, 이를 사과하는 과정에서 욱일기 티셔츠를 입고 나와 논란이다.
콜롬비아 ‘라 메가(La Mega)’ 라디오 방송에선 지난 9일 방탄소년단의 신곡 ‘퍼미션 투 댄스(Permission to Dance)’를 신청곡으로 받아 소개했다. 이날 진행자들은 방탄소년단을 언급하며 조롱하는 발언을 했다. 그들은 방탄소년단이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떨치는 것과 관련해 “그래미도, 중요한 시상식에도 다 돈으로 들어가는 거다. 스폰서가 있다” “이 곡 신청한 것도 한국 대사관에서 한 거다. 방탄소년단이라고 해서 다 좋아해야 하는 건 아니잖아” 등의 비하 발언을 했다. “이 치노(중국인들) 너무 빨라” 등 인종차별적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방송 이후 ‘라 메가’는 현지 팬들의 거센 항의를 받았다. 소셜미디어에는 ‘라 메가 사과’(#LaMegaSeDisculpa)라는 해시태그가 잇달아 올라오기도 했다.
논란이 커지자 ‘라 메가’ 진행자들은 사과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들은 “우리가 꼭 해야 되는 건 아니지만 저희 표현 방식이 받아들이기 힘들다면 그 부분을 사과해야 한다. 공식적인 사과다. 한국어로 사과하겠다. 모닝팀이 방탄소년단 팬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발언을 내보냈다.
그러나 사과 방송에서 진행자 중 1명은 일본의 욱일승천기가 그려진 티셔츠를 입고 나왔다. 다른 1명은 일본 애니메이션 ‘드래곤볼’의 초사이어인 분장으로 출연했다. 방송을 진행하면서 애국가를 틀어놓고 낄낄거리면서 셀카를 찍는가 하면, 애국가를 중간에 끊고 드래곤볼 주제곡을 재생하는 등 무례한 태도를 보여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콜롬비아 현지 매체들은 “아시아인의 국적을 가리지 않고 외모로 묶어서 부르는 것 자체가 인종차별”이라며 진행자들의 태도를 비판했다.
방탄소년단은 지난 9일 ‘퍼미션 투 댄스’를 전 세계에 발매했다. 에드 시런과 협업한 이 곡은 경쾌하고 신나는 댄스 팝 장르의 노래다.
김남명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