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폰서 있다” 방탄소년단 비하한 콜롬비아 라디오

입력 2021-07-18 13:31 수정 2021-07-18 13:39
방탄소년단 공식 트위터 캡처

콜롬비아의 한 라디오 방송이 방탄소년단을 비하하고, 이를 사과하는 과정에서 욱일기 티셔츠를 입고 나와 논란이다.

콜롬비아 ‘라 메가(La Mega)’ 라디오 방송에선 지난 9일 방탄소년단의 신곡 ‘퍼미션 투 댄스(Permission to Dance)’를 신청곡으로 받아 소개했다. 이날 진행자들은 방탄소년단을 언급하며 조롱하는 발언을 했다. 그들은 방탄소년단이 세계적으로 유명세를 떨치는 것과 관련해 “그래미도, 중요한 시상식에도 다 돈으로 들어가는 거다. 스폰서가 있다” “이 곡 신청한 것도 한국 대사관에서 한 거다. 방탄소년단이라고 해서 다 좋아해야 하는 건 아니잖아” 등의 비하 발언을 했다. “이 치노(중국인들) 너무 빨라” 등 인종차별적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방송 이후 ‘라 메가’는 현지 팬들의 거센 항의를 받았다. 소셜미디어에는 ‘라 메가 사과’(#LaMegaSeDisculpa)라는 해시태그가 잇달아 올라오기도 했다.
콜롬비아 '라 메가(La Mega)' 라디오 진행자들의 모습. 이들은 방탄소년단 비하 발언을 사과하는 과정에서 욱일기가 그려진 의상을 입고, 일본 만화 '드래곤볼' 분장을 하고 나왔다. 유튜브 채널 릴리언니 캡처

논란이 커지자 ‘라 메가’ 진행자들은 사과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들은 “우리가 꼭 해야 되는 건 아니지만 저희 표현 방식이 받아들이기 힘들다면 그 부분을 사과해야 한다. 공식적인 사과다. 한국어로 사과하겠다. 모닝팀이 방탄소년단 팬 여러분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발언을 내보냈다.

그러나 사과 방송에서 진행자 중 1명은 일본의 욱일승천기가 그려진 티셔츠를 입고 나왔다. 다른 1명은 일본 애니메이션 ‘드래곤볼’의 초사이어인 분장으로 출연했다. 방송을 진행하면서 애국가를 틀어놓고 낄낄거리면서 셀카를 찍는가 하면, 애국가를 중간에 끊고 드래곤볼 주제곡을 재생하는 등 무례한 태도를 보여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콜롬비아 현지 매체들은 “아시아인의 국적을 가리지 않고 외모로 묶어서 부르는 것 자체가 인종차별”이라며 진행자들의 태도를 비판했다.

방탄소년단은 지난 9일 ‘퍼미션 투 댄스’를 전 세계에 발매했다. 에드 시런과 협업한 이 곡은 경쾌하고 신나는 댄스 팝 장르의 노래다.

김남명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