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거티브 작전방”“박정희 찬양” 이재명·이낙연 거센 난타전

입력 2021-07-18 11:32 수정 2021-07-18 13:50
이재명 경기도지사(왼쪽 사진)과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1, 2위를 달리는 이낙연 전 대표와 이재명 경기지사 간 난타전이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언론을 통해 제기된 ‘이재명 SNS 봉사팀’ 텔레그램 대화방 네거티브 공작 의혹은 주말 새 양 캠프 진영을 뜨겁게 달궜다. 이 전 대표 측은 이 지사 본인과의 관련성을 밝히라며 공세를 가했고, 이 지사는 “비열한 꼼수 정치”라고 반박하는가 하면 이 전 대표를 “박정희를 찬양하던 분”이라고 언급해 이 전 대표 측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이 전 대표 캠프 오영훈 수석대변인은 지난 17일 입장문을 내고 “‘이재명 SNS 봉사팀’이란 텔레그램 대화방에서 이낙연 후보에 대한 온갖 네거티브 공세를 조직적으로 벌여온 사실이 언론 보도로 알려졌다”면서 “이재명은 본인 관련 여부를 밝혀라”라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16일 JTBC는 경기도 공직유관단체 임원 J씨가 당 대선후보 예비경선 과정에서 이 지사에게 집중 공격을 쏟아낸 이 전 대표 측에 반격하기 위해 이 지사의 지지자들이 모인 텔레그램 대화방을 만들었다고 보도했다.

오 수석대변인은 “대화방을 만든 J씨는 선거운동을 할 수 없는 경기도 유관단체 고위 임원으로 알려졌다. 그런 인물이 민주당 경선에 개입하기 위해 네거티브 작전방을 조직적으로 운영해 왔다는 데 경악을 금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J씨는 2018년 경기도지사 선거 민주당 경선에서도 온라인 커뮤니티와 지역주민 SNS 등을 통해 이 지사를 위해 타 후보를 비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면서 이 같은 행위가 이명박정부 국정원 댓글 공작 사건을 연상시킨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보기관의 불법 선거 개입에 치를 떨었던 기억이 채 가시기도 전에 신성한 당 경선에서 고위 공직자가 앞장서 비열한 정치공작을 되풀이한 데 대해 결코 묵과할 수 없다”며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진상조사와 수사 의뢰를 촉구했다.

최근 ‘사이다 복귀’를 선언한 이 지사 측은 “비열한 꼼수 정치”라며 자신을 향한 공격에 대응했다.

이 지사는 17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동지 여러분께 고한다. 비열한 꼼수 정치는 우리의 꿈을 이길 수 없다”면서 “민주당 경선이 조기 과열되고 있다. 우리를 향한 왜곡과 거짓이 난무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비아냥과 험담이 교차하는 선거판은 벌써부터 혼탁하지만 민주당 경선은 본선 승리를 위한 경쟁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지사는 다만 이 글에서 논란이 된 텔레그램방이나 J씨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다만 “단 한 번도 다른 후보자들을 적으로 생각해 본 적이 없다”고 강조함으로써 자신이 조직적 네거티브에 관련됐다는 의혹과 선을 그은 것으로 보인다.


이 지사는 18일 새로 올린 글에서도 ‘사이다 복귀’에 대해 언급하면서 “다만 한 가지 경계하는 것은 있다. 저 스스로에게도 다짐하는 부분이다. ‘사이다’라는 말이 그저 거침없이 말하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공격을 위한 네거티브는 하지 않는다는 취지다.

그는 이어 “선거라는 것이 늘 그렇다. 국민 삶을 바꾸기 위한 치열한 경쟁이 자칫 국민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진흙탕 싸움이 되기 십상”이라면서 “그때마다 뭣이 중헌지를 기억하는 것은 경쟁의 주체인 정치의 몫일 것이다. 이재명의 사이다가 어디로 향해야 하는지 분명히 기억하고 실천하는 것도 오롯이 제 몫”이라고 썼다.

이 지사는 전날 출연한 MBC 라디오에서 “5·18 학살을 옹호하던 사람도 있고 박정희(전 대통령)를 찬양하던 분도 계시지 않느냐”며 이 전 대표를 직격하기도 했다. 이 발언은 최근 이 지사 지지자들이 ‘이낙연 전 대표가 기자 시절 전두환 옹호 칼럼을 쓰고 전남지사 때 박정희 기념사업추진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았다가 철회했다’고 주장한 것의 연장선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 지사는 이 전 대표를 지칭하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누구라 말하기 그렇다”고 말했다.

이에 이 전 대표 캠프 배재정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터무니없는 왜곡이요 거짓 주장”이라며 “왜곡 날조 네거티브 공세는 사이다가 아니라 독극물”이라고 비난했다.

배 대변인은 “전두환 찬양 주장의 경우 이 전 대표가 기자 시절 민정당 권익현 사무총장 발언을 따옴표로 인용해 기사로 쓴 것을 이 후보가 말한 것처럼 왜곡한 허위 날조”라고 반박했다.

이어 “박정희 전 대통령 찬양도 거짓”이라면서 “전남지사 재임 당시 ‘동서화합포럼’을 함께 운영하던 김관용 경북지사가 김대중 전 대통령 탄신 100주년에 참여키로 하면서 이 전 대표는 대신 김 지사가 추진한 해당 기념사업회에 고(故) 이희호 여사 등과 이름을 올린 것”이라고 덧붙였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