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아 강원 지역 해수욕장이 문을 연 첫 주말인 17일 강원도 동해안은 더위를 피해 바다를 즐기러 온 인파로 가득했다.
이날 하루 동해안 82개 해수욕장을찾은 피서객은 모두 9만1160명으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강릉시 1만9329명, 동해시 1만7233명, 속초시 1만5903명 등이 몰렸다.
지난 9일 양양지역 해수욕장을 시작으로 지난 16일 강릉과 고성지역 해수욕장까지 모두 문을 연 동해안 해수욕장이 올여름 누적 피서객은 23만6931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9%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릉시는 해수욕장 개장에 맞물려 코로나19 확산 악화를 우려해 이날 0시를 시작으로 거리두기를 3단계로 긴급 격상하고 사적 모임을 4명으로 제한했다. 그러나 경포해수욕장 등에 모인 피서객들은 개의치 않는 듯 바다를 즐기고 있다.
바닷가에 몰린 피서객들의 모습은 자유롭지만, 그 뒤로는 해변 진입을 막기 위해 울타리가 설치돼 있다. 발열 체크와 출입 인증 팔찌 착용 확인이 가능한 출입로 외에 피서객들이 다른 곳으로 몰래 들어가는 걸 막기 위해서다.
수도권 지역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4단계로 격상되면서 젊은층을 중심으로 가까운 동해안으로 사람들이 몰리는 ‘풍선효과’가 현실화됐다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로 강원도 내 신규 확진자수가 이날 오후 6시 기준 44명이 발생한 가운데 해수욕장을 낀 동해안 지역에서만 32명이 신규 확진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강릉에서만 26명이 추가됐으며 이들 중 20대가 60%에 육박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확진자가 급증함에 따라 강릉 내 임시선별검사소에도 인파가 몰렸다.
검사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는 이들 중에도 20~30대 젊은 층이 많은 것이 눈에 띈다.
폭염을 피해 피서객들이 강원도 강릉의 해수욕장을 찾을 때 임시선별진료소에서 일하는 의료진들은 방역복을 입은 채 폭염과 싸우고 있다.
동해안 지역 확진자수가 급증하면서 수도권 등에서 유입되는 이들에 의한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한 속초지역 음식점은 ‘당분간 외부 관광객은 받지 않겠다’는 안내문을 출입문에 내걸기도 했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