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 울주군에 있는 화공약품 전문 유통업체인 비봉케미칼에서 염산이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해 인근 마을 주민 9명이 병원으로 이송됐다.
17일 울산소방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50분쯤 울주군 온산읍 화산리 비봉케미칼에서 탱크에 저장된 염산이 누출됐다. 누출된 염산의 양은 약 5.5t으로 확인됐다.
현장에는 누출로 인한 상당량의 염산 증기가 발생했다. 소방당국은 탱크 균열 부위를 밀봉해 누출을 차단하고, 흘러나온 염산을 다른 곳으로 옮기는 등 방제 작업을 벌여 사고 발생 4시간20여분 만인 오전 5시13분쯤 안전조치를 완료했다.
누출은 탱크 외부 플랜지 부근에 발생한 원인 미상의 균열 때문인 것으로 조사됐다.
누출 현장에서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오전 7시 이후 비봉케미칼 인근에 있는 한 마을 주민들이 호흡 곤란과 메스꺼움을 호소한다는 신고가 119에 들어왔다. 이 마을 주민 9명은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고령층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경상 환자로 분류됐다.
환경부가 사고 현장 주변에서 염산 농도를 측정했지만 검출되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고 시설에 대해서는 가동 중지 명령이 내려졌다.
환경부는 이번 사고 발생 경위와 주민 피해와의 관련성 여부 등을 조사하고 있다. 업체의 화학물질관리법 위반 사항 등이 확인될 시 행정 처분할 방침이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