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선효과 우려가 현실로” 피서지 강원 동해안 확진자 속출

입력 2021-07-16 18:51
16일 새벽 강원 강릉시 경포해수욕장에서 수상 안전요원들이 바다 상태 등을 점검하기 위해 뛰어들고 있다. 2021.7.16. 연합뉴스

본격적인 피서철을 맞아 강원도 동해안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속출하고 있다.

강릉시 보건당국에 따르면 16일 오후 1시 현재 13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강릉에서는 최근 일주일간 확진자가 꾸준히 증가했지만 두 자리 숫자를 기록한 것은 피서철을 맞아 해수욕장을 개장한 이 날이 처음이다.

확진자는 20대가 7명으로 가장 많고, 10대 1명, 40대 2명, 60대 2명, 50대 1명이다. 강릉시 관계자는 “활동이 왕성한 20대를 통해 산발적으로 확진자가 발생해 역학 조사에도 어려움이 많다”고 토로했다.

강릉의 확진자는 지난 9일 7명, 10일 6명, 11일 8명, 12일 6명, 13일 8명, 14일 4명, 15일 9명이었다. 16일엔 13명으로 두 자릿수까지 늘고 있다. 최근 강릉의 확진자들은 경기 화성시, 경기 양평군 등 다른 지역의 확진자를 통해 감염된 것으로 추정됐다.
동해안 피서지 20대 확진자 속출, 검사소 앞 북새통. 2021.7.16. 연합뉴스

확진자가 속출하면서 이날 강릉시보건소 선별진료소에는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려는 시민 1000여명이 몰렸다. 시는 무더위 속에 검사를 희망하는 사람들이 몰리자 일부는 오후에 다시 오도록 돌려보냈다.

강릉시는 피서철을 맞아 ‘풍선효과’가 현실화한 것으로 보고 17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를 3단계로 격상할 방침이다. 강릉의 누적 확진자는 536명이다.

강릉뿐 아니라 인근 동해안의 다른 지역에서도 확진자가 늘어나고 있다. 최근 1개월간 확진자 ‘0명’을 기록했던 동해시에서도 다시 확진자가 발생했다. 동해에서는 이날 10대 학생 7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들은 인근 양양과 삼척을 다녀오면서 확진된 것으로 파악됐다.

시는 해당 학교에 선별검사소를 설치해 전수 검사하는 등 학생 간 전염을 차단하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시는 풍선효과를 우려해 강릉시처럼 3단계로 격상하는 방안을 한때 고민했으나 학생 간 전염인 상황을 고려해 당분간 2단계를 유지할 방침이다. 동해시의 누적 확진자는 389명이다.

동해시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학생 간 감염 차단이 관건”이라며 “하지만 인근 시군에 가서 전염되거나 해수욕장 개장 이후 외지 관광객이 많이 찾아오면서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속초에서도 이날 확진자 2명이 추가로 발생했다. 양양에서도 서울에 거주하는 20대 1명이 여행 중 증상이 있어 검사한 결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삼척은 15일 6명, 16일 3명 등 최근 이틀간 9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이런 가운데 경포해수욕장 등 동해안 82개 해수욕장이 이날 모두 개장해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가면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원태경 인턴기자